◆…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장기소액연체자 지원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천만원이하 소액채무 상환능력 심사 거쳐 소각
'매입채권 담보대출 제한' 대부업체 규제강화도 추진
정부가 10년 이상 장기 연체된 원금 1000만원 이하 소액채무에 대해 상환능력 심사를 거쳐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행복기금과 금융회사, 대부업체 등의 장기소액채무자에 한해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즉시 추심을 중단하고, 일정 기간 내에 채권을 소각키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장기소액연체자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장기소액채무자가 경제활동을 재기할 수 있도록 빚을 탕감해주고 다시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장기소액연체자는 국민행복기금과 민간 금융권 등을 합쳐 약 160만명 수준이다"며 "이들을 '도덕적 해이'라는 틀에 가둔다면 평생 연체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고 사회·경제적으로도 비생산적인 결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정부는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원금 1000만원 이하 소액을 10년 이상 장기 연체한 채무자 83만명에 대해 상환 능력이 없다는 심사를 거쳐 채권을 소각할 방침이다. 이는 원칙적으로 본인이 신청한 경우에 한해 채무조정이 가능하다. 최대 3년의 유예기간 이후에도 재산, 소득 등이 추가로 발견되지 않으면 채무를 완전히 면제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제공.
정부는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소득기준을 '중위소득의 60% 이하'로 정했다. 법원이 개인회생 결정시 채무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생계비로서 인정하고 있어서다.
중위소득 60%의 소득은 1인 가구의 경우 99만1759원, 4인가구는 268만428원 이하이다.
구체적으로 국민행복기금과 약정을 통해 채무조정 후 상환을 하고 있는 42만7000명에 대해서는 본인 신청시 상환능력 심사 후 갚을 능력이 없으면 즉시 채무가 면제된다.
다만 상환없이 연체 중인 40만3000명은 본인의 신청이 없더라도 일괄 재산·소득조회를 통해 상환능력이 없으면 즉시 추심을 중단하기로 했다. 단 최대 3년 이내의 유예기간을 두고 채권 소각절차를 진행한다.
또한 약 76만명으로 추정되는 금융회사, 대부업체 등의 원금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자도 채무자 본인이 신청하는 경우 상환능력을 심사해 채무를 면제해 준다. 단순 연체자들은 상환능력 없으면 채권 매입 후 즉시 추심을 중단하고 3년 이내 채권 소각이 이뤄진다. 채무조정 후 상환 중인 성실상환자는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즉시 채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장기소액연체자가 아닌 일반채무자가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채무 원금을 줄여주는 방안도 대책에 담겼다. 일반채무자도 본인이 신청하는 경우 상환능력 재심사후 적극적인 채무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것이 금융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민행복기금은 그동안 상환능력이 없는 일반채무자는 상환능력에 따라 원금의 30~60%를 없애주고, 이자를 면제해왔다. 15년 이상 연체자 가운데 생계가 곤란한 자라면 90%까지 원금을 감면해준다.
앞으로는 상환능력이 있더라도 중위소득에 따라 30~90%까지 원금감면을 받을 수 있다. 상환이 곤란한 경우라면 장기소액연체는 추심을 즉각 중단하고 3년 내 채권을 소각하기로 했다. 기타 연체는 90% 원금 감면후 상환이 유예된다.
향후에도 장기연체 발생이 최소화되도록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연체채권이 대부업자에게 재매각되는 과정에서 채무자 피해를 막기위해 매입채권 담보대출이 제한된다.
또 금융회사가 무분별하게 채권 소멸시효를 연장해온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 신용보증재단 등 공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 방식을 개선하고 상시 채무조정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개인 채무자들의 채무조정 등을 지원하는 국민행복기금 운영도 개선된다. 채무자 상환액이 금융회사의 초과 회수금으로 지급되는 현행 상환 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