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애플이 신형 제품의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구형 제품의 성능을 은밀하게 떨어뜨려온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랫동안 고객들 사이에서 회자되어온 음모론이 사실상 확인됐다”면서 “거의 종교적인 헌신에 가까운 충성심을 보여 온 일부 기술 애호가들의 신앙과 충성심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사용자들이 회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동기를 의심할만한 충분한 이유라고 밖에 할 수 없으며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고객들은 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전 아이폰 사용자들은 새로운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구형 제품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불만을 나타냈지만 애플은 “그러한 불만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단지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의 작동 때문”이라고 부인해 왔다.
그러나 최근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텐) 출시 이후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를 교체하자 이상할 정도로 기기의 속도가 올라간다는 사실이 여러 사용자들 사이에 공유되면서 '신형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구형 모델의 속도를 의도적으로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으로 번졌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8일(현지시간) 래딧(Reddit) 사용자인 존 풀(John Poole)의 긱벤치 테스트 결과 공개는 소비자들의 의심을 사실로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기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사용자가 배터리를 교체한 후 실시한 벤치마크에서 눈에 띄게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동일한 모델일 경우 유사한 벤치마크 점수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iOS10.2.1 버전 이후 운영체제로 구동되는 아이폰6, 아이폰6S 및 아이폰7에 대해 벤치마크를 실시한 결과 소프트웨어 제한으로 일부 기기의 프로세서 속도가 크게 저하되었고 구형일수록 더 뚜렷했다.
이는 구형배터리가 장착된 휴대폰의 프로세서 속도를 늦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일부 사용자들은 애플이 구형 제품의 사용에 불편을 느끼도록 함으로써 새 모델의 판매를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풀은 “배터리 상태가 특정 시점을 지나면서 성능이 저하되면 애플이 성능을 제한하는 것을 조치를 취했다”라며 “소비자들이 전화기 구동 속도가 느리면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 구형인 기기 자체문제라 여겨 교체를 생각하는 것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 아이폰6S 및 아이폰SE에 탑재된 배터리가 잔량이 부족하거나 추운 곳에 노출될 경우 예기치 않게 단말기가 멈춰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기능을 도입했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이폰 개발자이자 저명 블로거인 마르코 아먼트(Marco Arment)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수년 동안 애플의 “우리는 새로운 제품의 구매를 강제하기 위해 구형 모델의 속도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말에 안심해 왔다”면서 “회사의 동기가 어떻든 간에 구식 아이폰의 속도를 늦추는 꼼수는 앞으로도 10년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