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특히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여당의 협치 자세를 놓고 한 목소리로 '제1야당 패싱'을 문제삼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본회의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본회의를 열 수 있는 날은 28일과 29일 단 이틀뿐이다.
애가 타는 쪽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32건의 법안 중 민생과 직결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고등교육법(시간강사법) 등이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안법 개정안이 불발되면 소상공인들은 내년 1월1일부터 KC(국가 통합인증 마크) 인증 비용 부담을 지게되고, 일명 시간강사법 개정안도 처리가 되지 않으면 비정규직 강사들의 대량 해고 사태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
앞서 민주당은 야당 원내대표들과 여러 차례 회동을 갖고 물밑 협상 등을 통해 의사 타진을 시도했으나 워낙 강경인 자유한국당 탓에 진척을 보이지 않자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견은 이견대로 원내지도부간에 추가로 논의를 이어가고, 시급하고 절박한 민생법안과 헌법기관 등의 인사 문제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분리 처리 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이날 "전안법과 시간강사법이 일몰로 기한이 만료된다"면서 "당장 연내 처리하지 않으면 소상공인들이 범법자로 내몰리고 시간강사들의 생존권이 걸려있다"며 본회의 개최를 촉구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은 민주당이 민생 법안을 운운하면서 비열한 공작정치 공세로 한국당을 '패싱'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히면서 민주당이 개헌특위 연장과 기타 나머지 사항을 분리해 처리하자는 제안을 '정치 꼼수'로 규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는)국회 본회의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고 문재인 관제 개헌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최악의 정치 꼼수"라면서 "민생을 챙겨야 할 집권당이 민생을 볼모로 문재인 관제 개헌을 밀어붙여 자신들의 당리당략만 챙기겠다는 그런 심사"라고 힐난했다.
이어 그는 "(정부·여당에게)제1야당인 한국당을 패싱하면서 협치 운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요 근래 민주당과 청와대의 공작정치의 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일몰법이 파행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국정운영의 책임은 집권당이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야당이 국정운영에 뒷받침과 책임질 이유는 없다"고 책임을 전적으로 여당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패싱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목적만 달성하려고 하는 비열한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면서 "이런 비열한 정치 행태로는 진정한 국회 협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신보라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이 민생 법안을 분리 처리하자고 제안한 것을 직격하며 "국회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게 떠넘기며 관제개헌을 시도하겠다는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시급한 민생법안을 인질로 삼아 정략적 시도를 일삼는 집권여당의 견강부회(牽强附會)에 한국당은 결코 협조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다만 한국당 입장에서도 청와대 청원 20만명을 돌파한 전안법 등을 비롯한 일몰법 처리가 불발될 경우 국민적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본회의 마지노선인 29일까지는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 또 민주당이 한국당을 차치하더라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과 공조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에서 "한국당을 패싱하는 민주당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본회의는 소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만큼 12월 임시국회는 '빈손국회'로 전락할 전망이 우세하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국당을 설득하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제1야당을 패싱하는 꼼수 국정운영에는 협조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정신차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