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다 뜯어고쳐라"…국세청 개혁TF '50대 개혁안' 내놨다

조세일보 / 이희정 기자 | 2018.01.29 12:00

세무조사·조세정의·국세행정 3대 개혁안 제안
'부당한 세무조사 요구 의무신고제' 도입 권고
'금융자산 신고범위, 친인척 확대' 개정안도 제시

1

◆…강병구 국세행정개혁TF 단장(가운데)과 TF 내·외부위원들이 국세행정 개혁권고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내부에 오랫동안 쌓인 적폐의 청산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세행정개혁TF(이하 TF)가 지난 5개월 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국세청에 총 50개에 달하는 개혁안을 권고했다.

TF 단장인 강병구 인하대학교 교수는 29일 제5차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분과별로 위원들 간 열띤 토론을 거쳐 마련한 TF 권고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권고안에는 조사권 남용이 있었다고 판정된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연예인 김제동 소속사, 이현주 대원어드바이저리 대표 일가 세무조사에 대해 감사원에 추가검증을 요청하는 안도 포함됐다. 

지난해 8월31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국세행정개혁TF는 강 단장을 중심으로 19명의 내·외부위원이 세무조사 개선 분과와 조세정의 실현 분과로 나눠 분야별로 약 10회 정도의 회의를 개최했으며 개혁TF 전체적으로는 총 5회의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세무조사 개선 분과의 경우 과거 세무조사에 대한 점검을 토대로 세무조사의 공정성 및 중립성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했으며 조세정의 실현 분과의 경우 과세형평성 제고 및 납세자 친화적인 세무행정 구축을 위한 과세인프라 확충이나 탈세대응 강화방안 등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이에 따라 TF는 세무조사 개선, 조세정의 실현, 국세행정 일반 등 3개 분야에 대해 총 50개의 권고안을 마련했다.

세무조사 개선 분과에서는 그동안 국회나 언론 등에서 논란이 제기된 총 62건의 과거 세무조사에 대해 국세기본법상 비밀유지 조항을 준수하는 가운데 최대한 객관적인 방식으로 점검을 실시했으며 중간결과를 지난해 11월 발표한 바 있다.

조세정의 실현 분과에서는 고질적·지능적 탈세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 과세인프라 확충, 탈세대응 강화 등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과세형평성을 높이고 조세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개혁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한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문제, 차명계좌에 대한 유권해석에 따른 과세문제 등과 같이 최근 국민적 관심이 큰 주요 현안들에 대해서도 외부위원들의 요청에 따라 추가과제로 선정해 논의됐다. 이로 인해 당초 지난해 말까지로 예정되었던 TF 활동 기간이 1개월 가량 연장됐다.

논란된 과거 세무조사, 감사원 추가검증 요청

세무조사 개선 분과에서는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과거 세무조사를 점검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사후조치와 함께 개선방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세무조사 개선 분과에서 조사권 남용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는 과거 세무조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후원했던 태광실업에 대한 교차세무조사와 소위 좌파라고 분류된 연예인 김제동이 소속된 다음 기획사, 비선진료의 핵심이었던 김영재 원장의 중동 진출과 관련해 부정적인 의견을 낸 이현주 대원어드바이저리 대표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등이다.

이에 따라 분과에서는 ▲세무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제고 ▲세무조사의 절차 준수 및 적법성 관리 강화 ▲세무조사 운영의 투명성 확보 및 부담 완화 ▲외부위원 중심의 납세자보호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강화 ▲사후검증 현장확인 등 신고검증 절차 통제 강화 등의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세무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외부위원 중심의 납세자보호위원회와 국세행정개혁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최대한 보장하고 조사선정이 부당하다는 납세자의 이의제기가 있는 경우 지방국세청·세무서 납세자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재심의하는 절차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도록 권고했다.

비정기 세무조사 현황 등을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 주기적으로 보고하는 등 세무조사 절차에 대한 감독체계 강화와 중장기적으로 세무조사 운영방향에 대해 보고를 받고 제도개선 등에 대한 정책적 제안을 하는 '국세행정개혁위원회'를 법제화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미국 사례 등을 참고해 타 기관 고위공무원 등의 세무조사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금지하고 위반시 제재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국세공무원에게 위법·부당한 세무조사의 실시하도록 종용하거나 적법·타당한 세무조사를 중지하라는 요청을 받은 국세공무원에게자체 감사기구(감사관실 등)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법령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조사권 남용 수단으로 지적된 '교차세무조사 제도'는 사유·절차·문서관리 방법 등을 훈령에 명확하게 규정해 공개하고 조사권을 남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객관적 정황이 확인된 조사 건을 포함해 교차세무조사의 운영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해 추가 검증해 줄 것을 감사원에 요청했다.

세무조사의 절차 준수 및 적법성 관리 강화를 위해선 조사팀이 조사실적을 의식해 과세하지 않도록 직원 성과평가 시 추징세액 등 계량평가의 비중은 축소하는 등 조사분야 성과평가체계의 합리적 개편을 권고했다.

과세처분이 불복절차에서 취소되는 경우 성과평가에 반영하고 세무조사 문화와 관행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선하기 위해 조사항목, 과세근거 등 조사내용을 상세히 기록하고 과세증거 등을 법령에 규정된 기간 동안 철저히 보존하는 등 체계적 기록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세무조사 운영의 투명성 확보 및 부담 완화를 위해선 납세자가 조사착수, 기간연장, 처리결과 등 세무조사 진행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무조사 종결 시에는 조사내용을 납세자에게 상세하게 설명할 것을 권고했다.

납세자들이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중복 세무조사를 받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조하고 세무조사 선정과 관련해 납세자의 이의제기가 있는 경우 신설되는 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재심의 할 수 있도록 했다.

세무공무원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도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심의할 수 있도록 심의대상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사후검증 현장확인 등 신고검증 절차 통제 강화 등을 위해선 세법상 질문조사권에 근거한 사후검증·기획점검 등 신고검증 절차에 대한 개념, 요건, 방식을 세무조사와 명확하게 구분해 세목별 훈령에 규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고검증 절차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사후검증, 기획점검, 현장확인 등 신고검증 절차가 세무조사로 오인되지 않도록 납세자 눈높이에 맞게 엄격한 절차적 통제방안을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

"삼성 차명계좌, 기재부 등 유권해석 따라 처리" 권고

조세정의 실현 분과에서는 국세청이 그동안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새로운 유형의 거래에는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세법질서를 어지럽히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고질적·지능적 탈세와 고액·상습체납에는 엄정 대처하기 위해 분과에서는 ▲대기업·대재산가의 편법 상속·증여 근절 ▲계열 공익법인 등 법인의 편법적 운영 차단 ▲고소득사업자 등에 대한 세원투명성 제고 ▲지능적 역외탈세와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차단 ▲고액·상습 체납자 중심의 효율적 체납관리 추진 ▲자발적 성실신고 지원을 위한 납세서비스 확대 등의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대기업·대재산가의 편법 상속·증여 근절을 위해 차명주식·차명계좌 및 위장계열사에 대한 검증범위 확대, 변칙 상속·증여 검증에 필수적인 가족관계등록부 자료수집 등의 개선방안을 추진하고 주식 명의수탁자가 차명주식을 자진신고할 경우 실소유자인 명의신탁자에게만 납세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의 편법 상속·증여와 관련해선 차명계좌에 대한 과세는 관련 법령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권한 있는 기관의 유권해석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하도록 했다. 차명계좌의 개설·유지가 조세포탈에 해당하는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한편 관련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권고했다.

서화, 골동품, 호화요트와 같은 사치성 자산 보유자 등 고액재산가에 대한 자금출처 등 탈루혐의 검증을 강화하고 변칙 상속·증여 제도개선TF를 구성해 증여세 포괄주의 과세, 자기주식 등 증여세 과세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사례연구 및 법·제도의 개선을 주문했다.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주식 5% 초과 보유, 특수관계 임직원 채용 여부 등의 유형별, 특성별로 엄정한 검증을 실시하고 공익법인에 대한 별도의 정기조사 선정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사적비용을 법인비용으로 처리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전산분석시스템을 개발하고 세금 신고단계에서 납세자에게 자기검증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탈루위험이 큰 현금수입업종 및 개인유사법인 사주에 대한 세무조사 비중을 확대하고 정기조사 선정방식을 보완하도록 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주택 임대소득 과세 전면 시행이 차질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과세인프라를 선제적으로 보완하고 가상화폐거래 등 신종세원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하는 한편 역외탈세 혐의거래에 대해선 상속·증여세 부과제척기간(일반 10년, 무신고·부정행위 15년)에 준하는 부과제척기간 특례규정 신설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이밖에 고액체납자 명단공개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업종별로 시각화해 공개하는 등 파급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배우자나 친인척 명의로 재산을 은닉하는 체납처분 회피행위에 엄정 대처하기 위해 금융자산 조회범위를 체납자는 물론 체납자의 배우자와 친인척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금융실명법 개정을 추진할 것을 권유했다.

현재 여권소지 체납자만이 출국규제 대상인 점을 악용해 체납처분 회피혐의자가 여권을 발급받고 즉시 출국하는 경우 출국규제가 어려운 점을 개선하기 위해 체납처분 회피혐의가 확인되는 고액체납자의 경우 여권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여권법 개정 추진도 권고했다.

'국세청법 제정'·'사적 접촉신고제' 신설 등 권고

적폐청산의 출발점은 국세공무원의 청렴성이 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TF에서는 국세행정의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직무관련자와의 사적 접촉신고제도 신설, 국세청법 제정 등의 권고안도 마련했다.

국세공무원의 청렴성 제고를 위해 청렴교육 강화 등을 통해 자율적 청렴문화가 확산되도록 하고 시민참여 확대 등 외부 견제·감시를 강화하는 등 종합적 청렴성 제고 방안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

직무관련자와 불필요한 사적 접촉 방지를 위해 '직무관련자와의 사적 접촉 신고제도'를 신설하고 관리자부터 솔선수범해 청탁금지법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위반 시에는 엄정하게 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이밖에 TF에선 국세통계 공개범위와 제공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조세정책 등 연구에 유용한 국세통계가 적시성 있게 제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세정역량 강화를 위해선 비정기 세무조사 전담조직에 대한 합리적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범칙조사 전담조직 신설 등의 조직개편 방안의 추진을 신중하게 검토하되, 미국 등 서구 국가들과 세정 환경과 여건상의 차이가 큰 점 등을 감안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모델과 도입방안을 강구하라고 권유했다.

세정환경 변화에 따른 세정수요 변화를 고려해 조직진단을 통한 인력재배치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성실신고 지원과 탈세 대응을 위한 현장 조직 및 인력 보강, 납세자 권익보호 및 세정역량 강화를 위한 외부전문가 채용 확대를 권고했다.

분야별 장기근무를 통해 국세공무원의 전문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문직위제 및 전문보직제 등을 확대하고 국세공무원의 청렴성과 전문역량 강화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세청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국세청은 TF의 권고에 따라조속히 실행계획을 수립해 올해 안에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중장기과제에 대해선 연구검토와 관련 기관들의 협의를 통해 개성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다음달 개최 예정인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 이를 보고하고 위원회를 통해 주기적으로 이행실태를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주요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