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 호반건설이 3위인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직장인들을 대상으로한 모바일 앱 게시판에서 두 회사의 임직원들이 서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인수과정에 앙금이 남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 '승자의 저주',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등의 우려섞인 시각을 내비치는 상황에서 호반건설과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직장인 게시판을 통해 피인수기업의 직원과 인수기업 직원이 느끼는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 주목받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회사의 인증을 받아 익명으로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모바일 앱 '블라인드' 게시판에 대우건설의 직원이 "대우건설의 분노를 이해해달라"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대우건설측 게시자는 "대우건설에 입사할 떼 건설회사 중에서가 아닌 취업시장에서 가장 좋은 회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입사했다"며 "냉정한 시장경제의 논리에 따라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는데 호시절 영광의 맛도 못보고 이런 상황에 부딪친 직원들의 허탈감을 어찌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그는 "(호반건설이)해외건설을 얼마나 이해하겠는가? 왜 우리회사를 인수했는가? 10조 매출 회사관리능력은 있겠는가"라며 "불확실한 전망 속에서 대부분 우리들은 그저 허망할 뿐"이라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우건설 직원의 이같은 표현에 호반건설 직원도 발끈했다. 익명의 호반건설 직원은 "다른 회사도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왜 (우리를)무시하느냐"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이 게시판을 통해 두 회사 직원들이 공방을 벌인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인수 최종계약까지 반년 정도 남은 가운데 두회사의 노노갈등이 생길 경우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나오고 있다.
한편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를 보유한 호반건설은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매각 대상인 대우건설 지분 50.75% 가운데 40%만 우선 사들이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 매입하는 분할인수 방식을 택했다. 주당 인수 가격은 77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다음날인 1일 코스피시장에서 대우건설은 전날보다 1.77% 가량 내린 6090원의 종가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