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그릇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수취하면 세법상의 불이익을 받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조세범 처벌법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 없이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 및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한 행위 등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실물거래 없이 수수한 세금계산서와 거짓 기재한 세금계산서합계표의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30억원 이상인 경우 가중처벌한다.
최근 거짓 기재된 세금계산서합계표의 공급가액 중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부분은 조세범 처벌법의 처벌대상에서 제외되고, 이에 따라 특가법의 적용기준이 되는 '30억원'의 범위에서도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분은 제외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할 필요가 없는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분에 관하여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기재하여 제출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설령 그 부분 거래가 허위로 발급된 전자세금계산서에 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3호의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 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에서 사업자인 A가 실물거래 없이 공급가액 합계 27억원 상당의 세금계산서 52장을 발급하였고,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를 하면서 제출한 매출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에는 실물거래 없이 거짓으로 8억원 상당을 기재했다. 그 중에는 7억8천만원 상당의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분을 포함하면 모두 35억원의 부가세 신고를 한 셈이어서 가중처벌의 대상이 되는지 가려봐야 할 상황에 놓였다.
부가가치세법은 전자세금계산서를 수수하고 그 발급명세를 일정한 기간 내 국세청장에게 전송한 경우에는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자가 거짓 기재된 전자세금계산서를 수수한 다음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제출하더라도, 이는 과세관청에 제출할 필요가 없는 서류를 거짓 기재하여 제출한 것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A가 제출한 매출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중 전자세금계산서가 발급된 공급가액 합계 7억8천만원은 조세범 처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공소사실 기재 위반금액에서 이를 제외하면 약 27억2천만원이 되어 특가법 제8조의2에서 정한 30억 원에 미치지 못하여 A를 특가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실물거래 없이 전자세금계산서를 수수하고, 이를 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하여 제출한 경우에 세금계산서합계표에 관해서도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가 성립하는지에 관하여 논란이 있었다. 이 판결은 전자세금계산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세금계산서합계표의 구체적 기재사항과 그 제출이 가지는 의미를 잘 분석하여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냄에 따라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판결이다. 대법원2017.12.28.선고 2017도1162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