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 4년(2018~2021년) 동안에 걸쳐 청년 일자리를 22만개를 만들기로 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인 '에코 세대'가 본격적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청년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청년층 일자리 문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서다.
정부는 사상 초유의 '청년고용 절벽'이라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예산, 세제, 금융, 규제개혁 등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청년 실업 방치시에는 실업 장기화→인적자본 손실→국가 성장능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우리나라 20대 후반 연령의 인구,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기획재정부)
청년 일자리 손 놓고 있다간 '재난'
현재 청년고용 부진은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실업률이 전체 연령대 평균보다 2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15일 정부가 발표한 '청년 일자리 대책'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 전체·청년 실업률(3.3%, 6.7%) 격차는 3.4%포인트에서 2017년 6.1%포인트(3.7%, 9.8%)까지 벌어졌다. 특히 취업준비생과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매년 상승추세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015년 21.9%에서 2016년 22.1%, 지난해엔 22.7%까지 올랐다.
청년층 고용이 악화된데는 산업·교육·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고 일자리 수요부진, 미스매치가 지속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기술혁신, 자동화 등으로 청년이 가고자 하는 사무직·생산직 일자리는 줄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사무직은 2006년 대비 26만명 감소했고, 생산직과 전문직은 각각 20만명, 8만명이 줄었다.
대기업 신규채용 규모도 위축된 모습이다.
1995년부터 1996년까지 대기업의 일자리 수는 19만개에서 2006년~2010년은 15만개, 2011~2016년은 8만개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년들의 대기업, 공공기관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과도한 정규직 고용보호도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데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청년들이 늘어나는 인구 구조 변화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을 땐 '재난' 수준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정부는 에코세대 유입으로 청년 인구가 약 39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3~4년 간 에코세대 실업 증가로 청년실업률은 9.8%(지난해)에서 12% 수준까지 오를 전망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대책 관련 사전브리핑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 임서정 고용부 고용정책실장, 김현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고형권 차관, 김영철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박건수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사진 : 기획재정부)
"할 수 있는 건 다 쏟아 붓는다"
정부는 이번 일자리 대책에 대해 '현장에서 실질적 효과를 내도록 설계했다'고 평가했다. 양질의 민간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재정, 세제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고, 새로운 일자리 수요를 만드는 등 고용시장의 구조 해결도 함께 병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에코세대 유입 기간(2018~2021년) 중 18~21만개의 추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 규모는 에코세대 예상 추가 실업(14만명) 인원에 청년실업률은 1~2%포인트 낮췄을 때를 근거로 산정한 수치다.
일자리 대책은 크게 ▲청년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통한 체감도 제고 ▲민간부문의 청년 일자리 수요 창출에 중점 ▲재정 직접지원은 원칙적으로 한시 추진 등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
34세 이하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했을 때 5년 동안 소득세를 전액 면제해주고,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던 30세 미만 저소득 청년 단독가구도 새로 넣기로 했다. 또 중소·중견기업이 종업원 1명을 전일제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했을 땐 900만원을 지원해준다.
이 같은 조치로 정부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대졸초임 연 2500만원)의 실질소득이 대기업 수준(연 3800만원)으로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창업자금 지원, 창업기업 세금 면제 등으로 연 12만개의 창업을 유도하고, 군 장병 교육훈련을 비롯해 선취업-후학습, 일학습병행제 등을 확신시켜 즉시 취·창업할 수 있는 실질적 역량을 높이기로 했다.
여기에 해외취업·신(新)서비스 분야 일자리 수요를 확대하는 등 새로운 취업기회도 만든다.
산업·교육·노동시장 등 분야에서의 구조적 대응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투자에 대해선 규제를 풀어주거나, 교육·훈련 체계 혁신, 고용안정유연모델 구축 등을 통해 노도시장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