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증권사별 컨센서스.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올 초 KTB투자증권에서 자사 적정주가를 처음 30만원대로 언급한 뒤 다수의 증권사가 30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면서 19일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21만원 수준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연결기준 3조 4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올려 3년 연속 3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조 2343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측은 "정유사 전통 사업으로 대표되는 석유 사업과 화학·윤활유·석유개발·배터리 등 비정유 사업의 동반 실적개선과 경쟁력 강화가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정유 부문 실적에 가늠자 역할을 하는 정제마진도 이달 누적 배럴당 7달러 대에 육박해 정유사들의 올해 실적 역시 양호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가솔린, 경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한 가운데 미·중국 소재 정유사들의 정기보수까지 이어지고 있어 정제마진이 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학·윤활유가 이끌어 온 비정유 부문의 경우 대표 화학제품으로 꼽히는 에틸렌·파라자일렌(PX) 제품의 납사 스프레드가 각각 300·400달러를 시현해 손익분기를 넘겼고 올해부터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 규제에도 나서 실적에 더욱 타력을 받게된다는 것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정제마진 회복세와 원유공급단가(OSP) 개선으로 정유부문에서 원가 절감이 이뤄질 것"이라며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상장 시 재무구조 개선 효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지난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에 나선 바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 3위 윤활기유 생산업체로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A) 6000억원 규모의 현금 창출 능력과 무차입에 가까운 재무상황을 확보하고 있다"며 "상장 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현금 흐름 개선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개발 사업의 성장도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9개국 13개 광구에서 약 53억배럴의 가채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배럴당 64달러 수준인 현 유가 기준 광구가치가 3조 2000억원 수준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80달러까지 상승하면 SK이노베이션이 보유 중인 원유와 천연가스 가채 매장량 가치가 4조원까지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화학과 함께 3조원 투자를 단행하면서 집중 육성 중인 배터리 사업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NCM811 배터리를 출하할 전망"이라며 "차세대 기술을 통해 가격·주행거리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CEO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면서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김준 사장에게 보통주 7만 551주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가 결정됐다.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는 SK그룹의 계열사별 책임경영 방침을 기반으로 삼았다"며 "김준 사장에게도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반영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보상수단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