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당 중진의원들 4명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사진)의 리더십 개선을 재차 촉구했다. (사진=김용진 기자)
이주영·유기준·나경원·정우택 의원, 洪 대표에 공개 요구
자유한국당 내 비홍(非홍준표계) 중진의원들은 29일 홍준표 대표에게 당내 불만의 목소리에 응답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한국당 이주영·유기준·나경원·정우택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홍 대표가 계속 '나만 따르라'는 식으로 하면 지방선거에서 결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주 요구한 4개항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했다.
이들은 회의를 통해 홍 대표에게 ▲공식입장 표명 ▲공동선거대책위원회 조기 구성 ▲당내 언로(言路) 확보 ▲ (공천이 아닌) 사천(私薦) 우려 불식 노력 등을 해달라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앞서 이들 의원은 지난 22일 회동에선 ▲당헌당규에 따른 민주적인 당 운영 ▲지지율 제고 대책 마련 ▲신중한 언행 사용 ▲(지방선거) 인재영입 노력 등 4개항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홍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음에 따라 다시 한번 공개 요구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홍 대표가 지난 26일 확대 원내대책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초 자신들이 요구한 '최고위-중진의원 연석회의' 정상화 요청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관행적으로 열리던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다시 열어 지혜를 모으자던 제안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었다며 "당 대표가 당당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취지에서 (당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 의원도 "당 대표는 선당후사(先黨後私)여야 하는데 선사후당이 된 게 아닌가 안타깝다"며 "당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최고의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개최해 주길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당의 언로와 관련해선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면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고, 징계 중에서도 가장 강한 제명조치가 남발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현재 당 분위기를 전했다.
공동선대위 구성에 관해선 "당 내외에서 영입할 분들은 빨리 결정해서 선대위를 조기 가동해 달라"며 "홍 대표 혼자 하다보면 (국민들이) 피로감이 쌓일 수 있으므로 공선대위원장들이 앞장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우택 의원도 "홍 대표가 내편·네편을 가리며 친홍·반홍 하는 데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심지어 중진들을 향해서 평생 들어보지 못한 '연탄가스, 한줌, 부역자놀음' 같은 표현을 하는 것을 보며 품격있는 행동을 요구한 것이 허공의 메아리로 끝나는 것인가 하는 우려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동에 나서지 않은 당내 다른 중진들도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도 표출했다.
정 의원은 "2차성명 발표때 7명 중진들이 함께 서명했는데 모두 입장에 변함이 없다. 다만 지역구나 개인 사정으로 오늘 못 나왔다"며 "그 외 약 6명 의원들이 동의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2차 성명발표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이날 공개석상에 나온 4명 외에도 심재철·정갑윤 의원이 있다.
이들 중진들은 홍 대표에 대한 일련의 요구가 당의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것으로 비쳐지는 데 대해선 우려감을 표했다.
정 의원은 "애당적(愛黨的) 차원에서 당에 요청하는 것"이라며 "홍 대표의 페이스북을 보면 당에 대한 충정으로 하는 말을 소위 당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한 작전으로 오해하는데, 이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중진의원들의 추가 행동은 홍 대표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회동에서 향후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겠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비정기 모임'을 갖기로 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유 의원은 "정기적으로 모이는 것보다 당에 필요한 사안이 있거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필요한 방안이 나올 경우 비정기적으로 긴급히 모이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