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30일 이를 각하했다. 재판이 끝난 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청사 외부에 모여 판결에 불만을 제기하며 단체행동을 벌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무변론 각하했다.
서울행정법원은 30일 이광원 한민족사중앙연구회 상임대표회장이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 등 8명의 재판관을 상대로 제기한 박 전 대통령 탄핵파면결정 취소소송에 대해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고 판결했다.
한편 이날 열린 재판에는 수백여 명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 재판이 끝난 뒤 법정과 청사 내·외부에서 판결을 취소하라며 집회를 이어갔다.
재판 시작 전부터 3백여 명의 지지자들이 재판 참관을 대기하면서 방청석 16석 규모의 소법정에서 150석 규모의 대법정으로 법정이 급히 변경됐고, 법정 내 경위도 평소보다 많은 10여명이 배치됐다.
150석의 대법정 방청석을 꽉 채운 지지자들은 재판부에서 짧게 각하 주문을 마치고 퇴장하자 고성을 지르며 판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법정 맨 앞줄에 앉아있던 이 회장은 "법관이 재판을 하면서 소송당사자를 원고석으로 부르지도 않은 채 주문만 읽고 나가버렸다"며 "재판 절차가 잘못됐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SNS 단체 대화방에 가짜뉴스를 작성하고 유포해 내란 선동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이명박근혜 심판 범국민행동본부 등 시민단체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이 회장은 카카오톡에 '국민의 소리'라는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과 헌법 재판관을 비방하는 등의 내용을 퍼나른 혐의를 받았다.
시민단체는 그 당시 "이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을 내린 헌법 재판관 8명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등 허위 내용을 SNS에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재판이 끝나고 나서도 1시간여 동안 법정 내부와 청사 밖에서 판결에 불만을 나타내며 재판부에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들 중 일부는 판사를 만나게 해달라며 법정 문을 두드리고 보안검색대를 흔드는 등 소란을 피웠다.
행정법원 총무과 관계자는 "평소 행정법원은 행정재판이 대부분이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소란을 피운것은 거의 처음 본다"며 "앞으로 유사 사건이 있을 경우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지하 법정 로비와 청사 밖에서 "빨갱이 판사는 물러가라", "재판을 다시 해라", "헌법 재판관을 사형해라",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는 등 불만들을 쏟아냈다.
지지자들의 행동이 거칠어지자 근무자를 제외한 행정, 가정법원 보안관리대 소속 경위들이 모두 법정 앞으로 내려와 지지자들을 제지하기에 이르렀고, 경찰 병력도 지원 요청해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 10여 명이 법원으로 출동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에 앞서 29일에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인 박모씨가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파면결정을 무효로 해달라며 제기한 소송 역시 행정법원에서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를 피고로 소송을 제기했던 박모씨는 이날 재판 후 청사 외부에서 "자신을 헌법감시단 소속이라고 소개하며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이 잘못됐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모씨의 주장에 대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만약 헌재의 결정에 대해 계속해서 소를 제기한다면 법원으로서도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각하 결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재판의 공적 기능에 비춰 불필요한 재판이 반복되는 점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오는 4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선고가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