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수출과 소비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8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 자료에 따르면 3월 중 수출은 6.0% 증가해 전월(3.9%)보다 개선됐다. 그러나 1~2월(12.8%)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품목별로 반도체(44.2%)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무선통신기기(-15.5%), 평판디스플레이(-16.5%), 선박(-31.0%)은 부진한 모습이다.
KDI는 "수출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지는 모습이나, 세계교역량과 OECD 선행지수 등이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수출경기가 단기간에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비내구재 소비를 중심으로 전월(1.2%)에 비해 높은 6.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내구재는 음식료품(21.4%)을 비롯한 대부분의 항목이 개선됨에 따라 10.8% 증가했다.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숙박 및 음식점업(-5.0%)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 여파가 평창 올림픽 관광객 유입 효과를 상쇄하면서 개선이 제한됐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8.2)에 이어 기준치(100)를 큰 폭 상회하는 108.1을 기록했다.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기대가 비교적으로 긍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 지표는 부진한 모습이다. 2월 전산업생산지수는 0.8%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이 부진한 흐름을 지속한데 따른 영향이다. 광공업생산은 설연휴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3일)의 감소로 전월(4.3%)의 증가에서 6.4% 감소로 전환됐고, 1~2월 평균으로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감소했다.
투자 관련 지표도 점차 둔화되고 있는 상태다. 2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12.1%)와 운송장비(3.4%) 모두 증가폭이 감소하며 전월(21.6%)보다 낮은 9.7%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건설기성(불변)도 건축 및 토목 모두 추세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0.9% 증가하는데 그쳤다.
KDI는 "대외여건이 양호한 수준을 지속하는 한편, 소비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 성장 추세가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