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최근 3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8년 1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건설이 환차손에 발목 잡혀 급감했던 순이익을 환율 안정에 힘입어 1분기 만에 132배 끌어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다소 감소했으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작년에 9861억원을 거두며 실패했던 '영업익 1조 클럽'을 다시 한 번 노릴 분위기다. 다만 외형이 최근 3년 중 가장 축소된 3조원대를 기록해 고민거리로 남았다.
현대건설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5382억원, 영업이익 2185억원, 당기순이익 1402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2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14.5%, 10.5%씩 줄어든 실적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17.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2.3% 늘었다.
순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547억원보다 2.5배(156.1%), 전분기 11억원보다 132배(1만 3194.6%) 뛰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분기와 4분기에 원달러 환율 급락에 영향을 받아 환관련 평가손실 반영으로 순익이 크게 떨어진 바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2016년 12월 미 달러당 최고 1211원에 달했던 환율은 2017년 1분기 말 1110원까지 하락했으며 9월에도 1146원에서 12월 말 1071원으로 각각 100원가량 급감했다. 반면 올 1분기에는 1060~1090원으로 변동폭이 30원대에서 유지됐다. 현대건설측은 "환율 안정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외수지가 개선돼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매출은 2016~2017년 4조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으나 3년 만에 3조원대로 규모가 축소됐다. 연간 외형도 지난 2015년 19조 2332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2016년 18조 8250억원, 2017년 16조 8871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라 최근 5년간 안정적으로 이어진 실적흐름에 변수로 작용할지 우려된다. 다만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를 유지하면서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6.2%로 전년 동기보다 0.3%p, 전분기보다 1.7%p 상승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와 싱가포르 소각로 공사 완공, UAE 사브 해상원유처리시설 공사 등 해외 대형공사가 공정 후반부로 접어들어 매출·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하반기 이후 주요 해외공사 공정 본격화와 국내주택 매출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등에서도 매출이 늘어나 양호한 수익성을 달성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1분기 신규 수주액은 국내 주택사업과 싱가포르 투아스 남부매립 공사 등이 포함된 4조 51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5조 7248억원에 비해 21.1% 줄었다. 다만 약 4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67조 7454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해양항만, 가스플랜트, 석탄·복합발전, 송변전 등 기술적·지역별 경쟁력 우위인 공종에 집중하겠다"며 "현재 입찰 평가 중인 중동·아시아 지역에서 추가 공사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