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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Thank you 문재인.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조세일보 / 황춘섭 대표기자 | 2018.05.04 14:04

경기도로 이사 온지 5년째다. 지난해 아내가 서초동 회사까지의 출근거리가 멀다고 다시 서울로 이사하자고 제안했을 때 “여기가 훨씬 쾌적하고 좋다. 출퇴근 교통체증은 아침 일찍 서두르면 문제가 없으니 내가 감수하겠다”며 거절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에 대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을 때다. 언제 북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광화문 인근으로 이사 가는 것은 아무래도 꺼림칙했다. 초고층 건물이 있는 잠실, 비행장이 있는 성남도 싫었다. 불행하게도 북의 공습이 있다면 심야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므로 대피할 시간도 없다.

골프를 하다 보면 200미터 거리도 OB가 날 수 있는데 북한의 재래식 무기가 민가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에 더욱 불안했다. 

지인들 가운데 “원자력발전소는 폐쇄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낼 때면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즉각 답했다. 원전은 지진에만 취약한 것이 아니다. 북한의 미사일 한방으로도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북한이 “괌을 포위사격하겠다” “미 본토가 우리의 사정권 안에 있다”며 도발을 감행할 때는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은 멸망에 이르기 때문이다”고 말은 하면서도 솔직히 내심으론 세상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모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맞선 상황이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시리아 생화학무기 제거를 위해 폭격을 단행하지 않았는가.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이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냈다. 사람의 목숨은 돈으로 값을 매기기 어렵다. 그런만큼 전쟁불안감의 해소 역시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한반도가 핵과 전쟁위험이 없는 살기 좋은 곳이 되고, 남북이 상생협력하여 함께 번영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북미회담도 잘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다수 의견인 것 같다. 북미회담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북한이 살길이다. 단순하게 계산을 해봐도 비핵화에 이은 경제협력으로 북한의 국민총소득이 남한의 절반 수준이 되면 북한의 부동산가치는 지금보다 23배 이상 오를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풍부한 지하자원이 있다. 북한의 국부가 급격하게 증대되는 것이다. 이것을 북한 김정은 정권이 놓칠 리가 있겠는가?

북한을 개방하면 김정은 정권이 망할 것이다? 개방으로 망한 정권도 있지만 그 반대도 있다. 중국과 베트남도 시장개방을 했지만 정권은 더 공고해 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프랑스왕조는 시민혁명으로 붕괴하고 루이16세는 단두대에 섰지만 영국 왕실은 지금도 영예를 누리고 있다. 망하는 길로 갈지 영화를 누리는 길로 갈지는 김정은 정권이 북한주민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개방을 하면 망할 것이란 예측은 근거가 없다.

야당의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통째로 바친다” “북한에 퍼주기를 할 것이다”라며 공세를 펴고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을 잘 아는 문재인 대통령이 무모하게 퍼 줄 리가 없지 않은가?

북한의 철도와 도로건설을 지원하는 것은 퍼주기가 아니라 SOC투자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심지어 투자에는 롯데가 서울역청사건립을 하여 기부채납 한 것처럼 돌려받을 수 없는 투자도 있지만 경제성이 있는 투자라면 적극 장려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일본의 경우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 괌 등 동남아에 투자하여 시장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비핵화가 실현되고 경협이 이뤄진다면 일본, 중국, 미국도 북한에 투자를 할텐데 우리만 투자의 주도권을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야당과 시민단체는 경제성이 없는 투자에 대한 견제만 잘 하면 될 것이다.

통일을 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지만, 굳이 통일을 서두를 필요가 있는가. 남북이 상생협력하고 왕래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통일문제는 훗날 남북한의 유권자들이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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