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결선투표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사진=김용진 기자)
'11일 민주당 경선, 압도적 승리...신임 원내대표로 확정'
'親文계 문재인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대선 때 상황실장으로 신임'
'추진력과 합리적 성향이 강점...지나치게 강성주의자라는 평이 약점'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3선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구을)이 11일 선출됐다. 홍 의원 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제3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총 116표 중 78표를 얻어 38표를 얻은 非文계 노웅래 의원에게 40표차 압승을 거뒀다.
홍 신임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치러진 민주당 원내대표 결선투표에서 우원식 전 원내대표에게 패한 뒤 와신상담 끝에 집권 여당의 새 원내사령탑이 됐다. 홍 의원을 잘 아는 의원들은 한번 한다면 끝을 보는 홍 의원이 결국 일을 해냈다고 입을 모았다.
친문계 핵심인물로 꼽히는 홍 원내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에서 상황실장으로 문 후보를 보좌한 측근 중의 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2016년부터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역임하며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 'MBC 노조탄압' '이랜드파크 임금체불' 등 청문회 때 상임위를 파행으로 몰고간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정면으로 대치하며 밀어붙이는 등 강한 추진력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홍 원내대표의 과거 경력과도 무관하지가 않다. 홍 원내대표는 대학졸업(동국대 철학과)후 대우자동차에 입사하여 대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과 참여연대 정책위원을 거쳐 지난 노무현 정부 시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노동현장 전문가다.
한편 이번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임기 중반 당·정·청간의 소통의 교두보 역할과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의 역할을 총 지휘해야 한다. 특히 현재 '드루킹 특검' 여부로 불신의 골이 깊어진 여야간 대립·갈등을 풀고 '국회 정상화'를 이끌어 내야하는 충차대한 과업을 맡게 됐다.
홍 원내대표는 "이제 당이 국정을 주도해야 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를 실현하는 강력한 견인차가 돼야한다"면서 "더 크게 포용할 통 큰 정치로 여의도 정치를 되살리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또한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반드시 한반도 평화를 준비하는 원내대표, 국정을 주도하는 책임여당 원내대표가 되도록 하겠다"며 "추미애 대표가 최전선에서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 데 제가 잘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 홍영표 원내대표가 당선된 것에 대해 야당들은 마음이 편치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들은 이날 홍영표 신임원내대표를 향해 일제히 '협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런 상태라면 협치도, 국회 정상화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요원하다"며 "홍 신임원내대표에게 야당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상하는 '협치의 정신'을 되살려주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하루빨리 댓글공작과 여론조작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국민의 명령을 가슴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며 "홍 신임 원내대표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조건없는 '드루킹 특검'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이 정부는 전 정권의 댓글조작과 친박세력의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로 일어선 정권"이라며 "홍 신임 대표가 드루킹 댓글조작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계파정치 청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대변인도 "국회 파행의 잘못은 여야 모두에게 있지만 가장 큰 책임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여당이 적극 나서서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당선인사에서 통 큰 정치와 국회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기대하고 지켜볼 것"이라며 "홍 신임원내대표의 개혁정치와 국회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믿고, 정의당 또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강성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다. 그리고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또한 강성이다. 이 두 사람은 노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어져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국회 내에서는 여당은 물론 제1야당 원내사령탑이 모두 강성주의자라 현재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국회를 정상화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여당의 원내대표로 국회정상화를 주체적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에 선 홍 원내대 표로서는 과거 강성주의자라는 이미지를 넘어서 당·정·청의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하는 무거운 임무를 간과할 수는 없다.
지난 4월 한국GM사태에 환노위원장으로서 협상의 중심에서 김성태 원내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과 함께 GM 노조와의 협상을 원만하게 이끈 공도 인정받고 있다. 또한 2015년 조부의 친일행적에 대해서 다른 친일 후손들처럼 부정하거나 합리화하지 않고 순순히 잘못된 부분을 인정한 그런 합리적인 성향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국회 주변에서는 향후 국회가 집권 여당과 야당간 강대강(强對强)의 충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홍 원내대표의 합리성과 협상력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