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가 매년 늘고 있으나 고급주택 공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불균형에 의해 거래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획일적인 분양가 규제에 개선이 필요하단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종합서비스회사 체스터톤스 코리아에 의하면 미화 100만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서울의 자산가는 2010년 14만명에서 2016년 20만명으로 연간 6.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 세계 13번째 규모이자 아시아에서 4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고액자산가들은 세대당 3~5대 주차공간, 편리한 주택관리, 쾌적성, 고급 커뮤니티 시설 등을 선호하지만 이를 만족시키는 고급주택 공급량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서초·강남지역의 전용면적 135㎡ 이상인 주택공급은 2002년 1849호, 2003년 2839호, 2004년 3788호 등으로 늘어나다가 2005년 1039호, 2006년 1053호 수준으로 내려왔고 2014년 이후 중단된 모습이다. 이에 이 지역 중대형 주택 거래가격도 2010년 3.3㎡당 3300만원에서 2013년 3060만원까지 떨어진 뒤 2014년 3100만원, 2015년 3320만원, 2017년 3980만원으로 치솟았다.
거래량은 2013년 860호에서 2014년 1054호, 2015년 1360호, 2016년 1120호, 2017년 1055호로 뛰었고 거래금액은 2014년 1조 5000억원에서 2017년 2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소득 증가에 따라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상당기간 고급 중대형 주택공급이 없었기 때문에 신규 물량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업계 일부에서는 정부가 분양가격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현 체제에서 다양한 주거수요를 만족시킬 만한 상품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액자산가 증가로 고급주택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를 겨냥한 나인원 한남 같은 주택개발사업이 서민주거안정을 내세운 정부의 분양가 규제에 묶여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나인원 한남' 조감도. 사진=디에스한남 제공
관계자는 "고급주택 가격 상승은 가장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기인한다"며 "고급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일부 지역에만 집중된 수요를 분산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