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후보 인터뷰
◆…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후보 프로필
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의 후광없이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그가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지난 3월 국회를 찾았을 당시 자유한국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러브콜을 보낸 것을 떠올리면 의외의 결정일 수도 있다.
원 후보의 '인물 경쟁력'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편이다. 제주출신 원 후보는 전국 학력고사 수석에 서울대 법대 진학 후 사법고시 수석합격으로 고향에선 '제주가 낳은 천재'로도 불린다.
결국 이번 제주지사 선거는 막강한 인지도를 갖춘 원 후보의 '굳히기 한판'이 되거나, 정부·여당이 고공지지율로 '막판 역전극'을 쓸 것이냐는 양 구도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구도 속에서 원 후보는 "백지상태"인 자신이야말로 "적폐청산을 완성할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원 후보는 조세일보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에게 공개 검증을 제안한다"며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의 결백을 주장했다.
최근 제주 제2공항 문제로 피습을 당한 것과 관련해선 "극단적 방법을 써야했던 가해자의 마음을 헤아린다"며 사전타당성 재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원 후보와의 일문일답.
Q. 재선에 성공한다면 최우선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A. 중국 자본의 제주도 난개발 투자에 대해 강력한 제동을 걸고 관리체계를 완비하겠다. 지난 4년은 전임 도정의 난개발 잔치를 '설거지'해야 했다. 들불처럼 번져있던 난개발의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한 것이다.
다시 제주도지사를 맡으면 난개발 방지를 위해 추진해 온 '투자유치 3원칙'을 정립하고 중산간 보전 가이드라인과 환경 영향평가 심의, 농지기능관리를 강화시키겠다. 또 개발이익의 도민 공유 등 민선6기 시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힘쓰겠다.
제주를 대표하는 경관자산의 가치를 추가적으로 발굴하고 활용하는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실효성 높은 경관 관리체계를 확립하는 방안을 마련해 제주의 환경가치를 키우고 지속가능한 청정 제주를 만들겠다.
Q. 제주도의 재정자립도(2018년 회계연도 기준 42.52%)를 향상시킬 방안이 있다면 들려달라. 재정 확보에 여당이 유리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지난 4년간 알뜰살뜰 살림을 했다. 덕분에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외부차입금도 모두 갚았다. 그동안 해마다 원금과 이자 상황에 쓰던 재원을 이제 제주도민을 위해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제주의 성장을 도민 모두의 것이 되도록 하는 데 집중하겠다.
개발이익과 카지노 같은 독점적 면허사업의 수익을 도민에게 환원하고 입도 관광객의 환경부담금,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공항공사의 운영 전환 및 이익 지역화, 도민펀드 조성 등을 통해 제주만의 추가 재원을 마련하겠다.
재정 확보는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의 예산편성부터 국회 심의·집행·결산까지 예산 운영의 모든 과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4년 전 취임 첫해 당시 전년 대비 국비 예산을 130%이상 증액 확보해서 국회에서만 200억 이상의 국비를 증액시킨 경험이 있다. 검증된 예산 확보 능력과 초당적 리더십으로 확실히 해내겠다.
Q. 얼마전 공개석상에서 제2공항 건설 문제에 불만을 품은 한 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는데, 지금 입장이 궁금하다.
A.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저도 놀랐지만 특히 도민들도 많이 놀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극단적 방법을 써야했던 그분의 마음도 헤아려봤다.
그동안 제주도에선 공항 포화상태에 따른 안전성 문제나 도민들의 불편 등이 25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 사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공약이기도 하다. 현재 국토부는 입지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 용약을 재발주했는데, 국책사업에 대한 사전타당성 재조사를 하는 경우는 제2공항이 첫 사례다.
이는 제2공항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요구도 수용해 결정한 것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겠다. 만약 조사 결과 심각한 오류가 있다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반대로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의혹이 해소된다면 도민들의 숙원사업인 만큼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사업이 추진되면 토지보상과 지역발전에 대한 실질적인 후속조치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민의 의견이다.
◆…도민과 대화 중인 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후보. (사진=캠프 제공)
Q. '무소속 도지사'로 출마했는데 민심의 반응은 어떤가, 당선 후에도 무소속 신분을 유지할 계획인지?
A. 기존 정당구조에 실망한 도민들은 차라리 무소속으로 도전하라는 요구를 해왔다. 저 역시 '원희룡'답게 개혁정치를 하기 위해 '백지상태'인 무소속 출마를 선택하게 됐다.
지난 한달여간 무소속 예비후보로 뛰면서 많은 도민들을 만났다. 칭찬도 듣고 쓴소리도 들었다. 특히 쓴소리를 들으며 "내가 그동안 도민들의 마음을 이렇게 놓쳤나"라는 반성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을 떠나 적폐청산을 완성하라는 게 제주도민들의 명령이었다. 민생현장에서 저를 만나면 말 없이 응원해 주시고 "적폐청산을 완성할 사람은 원희룡뿐"이라며 당당하게 임하라고 했다. 당선 후에도 도민들만 보겠다. 당을 뛰어 넘어 민생과 통합의 포용정치를 실천하겠다.
Q. 최근 민주당 측에서 각종 의혹 제기를 하며 후보의 도덕성이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입장과 대응 계획은?
A. 저는 당당하다.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이 아니기에 떳떳하다. 그동안에도 악의적인 허위 사실들에 대해선 모든 도민들이 알 수 있도록 진실을 밝혀왔다. 앞으로도 모든 근거를 분명히 제시하고 공개하며 선거 과정에 끝가지 임하겠다.
아울러 문대림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에게는 공개 검증을 제안한다. 지금까지 수차례 공개검증을 제안했지만 문 후보측은 회피하고 있다. 모든 후보가 도지사 후보로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하루 속히 검증받을 기회가 있길 기대한다.
Q. 마지막으로 제주도지사에 본인이 꼭 뽑혀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면?
A. 제주도의 성장을 도민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출마했다. 4년 전 도민의 부름을 받고 제주도에 왔을 땐 난개발과 급속한 인구 및 관광객 증가에 따른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표출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게다가 도청 내에선 '조배죽(조직을 배신하면 죽음)'이라는 건배 구호를 외치며 공무원 편 가르기 또는 줄 세우기 같은 비정상적인 관행들도 만연했다.
반면 제가 부임한 지난 4년은 중국 자본에 의한 난개발에 브레이크를 걸고, 성장위주 정책이 초래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제주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초석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설거지를 했다면 이제는 밥상을 차릴 시간이다. 도민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도민의 목소리를 듣고, 도민들과 함께 제주도의 위대한 시대를 만들어가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