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공여 이자수익…미래에셋·KB·한국투자·삼성·NH 순
하나금투 1년 새 신용공여금 95%, 이자수익 65% 증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에게 주식 투자대금을 빌려주는 신용공여사업으로 1분기에 3400억원의 달하는 이자수익을 벌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많은 신용공여 이자수익을 올렸고 증가율 면에서는 하나금융투자의 이자수익이 1년 새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각 증권사의 별도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까지 주요 10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335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2427억원에 비해서는 928억원(38.23%) 증가했다.
이들 증권사가 1분기까지 투자자에게 빌려준 신용공여금은 23조9562억원에 달했다. 작년 3월말 16조8437억원 규모에서 1년 동안 42.23% 급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증권업계가 증시 활성화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가 1분기 686억원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으로 증권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KB증권(416억원), 한국투자증권(415억원), 삼성증권(377억원), NH투자증권(376억원), 키움증권(347억원), 신한금융투자(238억원), 대신증권(197억원), 하나금융투자(181억원), 메리츠종금증권(12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686억원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466억원)과 비교하면 47% 늘어난 실적이다. 신용거래융자 이자로 378억원, 예탁증권담보대출 이자로 307억원을 거둬들였다.
미래에셋대우가 1분기까지 투자자에게 빌려준 신용공여금은 4조7437억원으로 다음으로 융자금 규모가 큰 삼성증권(3조1758억원)에 비해 1조6000억원 이상 많았다.
이 회사는 타사대비 압도적인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업계 최대 규모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사 신용공여는 자기자본 규모 내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자본이 클수록 신용공여 규모를 늘릴 수 있다.
KB증권은 1분기까지 전년 대비 33.05% 증가한 416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3513억원 수준이었던 신용공여금은 31.79%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415억원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업계 3위에 올랐다.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로 각각 201억원, 214억원의 이자수익을 냈다.
삼성증권은 기존 2조원 수준의 신용공여금을 1년 동안 1조원 넘게 늘렸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이자수익도 129억원 늘어난 377억원을 나타냈다.
NH투자증권의 신용거래 이자수익은 376억만원으로 전년 동기 265억원에 비해 111억원(42.05%) 늘어났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10% 증가한 347억원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을 챙겼다. 특히 이 회사는 삼성·NH투자보다 신용공여 규모는 1조원 넘게 적었지만 비슷한 수준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실제 키움증권은 삼성증권과 신용융자금 차이가 1조6000원에 달했지만 실제 번 이자수익 차이는 30억원에 불과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까지 238억원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211억원에 비해 12.81%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는 1년 동안 3545억원의 자금을 고객에 더 빌려주고 27억원의 이자를 더 가져갔다.
대신증권은 1년 동안 융자금이 2297억원 증가했으며 이자수익 역시 22억원이 증가했다. 이 회사는 1분기에 197억원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을 내 2분기 200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공격적인 영업 덕분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신용공여로 1년 전보다 65.01% 급증한 181억원의 이자 수익을 냈다. 1년 동안 신용거래 융자금이 7051억원 늘어나는 동안 이자수익은 71억원 증가했다.
특히 하나금투는 지난해 1분기 7401억원 수준이던 신용공여금을 1년 새 95.27%나 늘렸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이 65.66%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대다수 증권사들이 50% 수준을 하회한 것과 대조적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같은 기간 신용공여금과 이자수익이 각각 2303억원, 31억원 증가했다. 이 회사는 1분기 122억원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을 올려 이 부분 100억원대 실적 진입에 성공했다. 신용거래융자로 41억원, 예탁증권담보대출로 81억원을 벌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신용공여이자는 회수가 어려울 경우 반대매매를 통해 즉시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처럼 부실채권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증권사들이 손 쉽게 돈을 버는 구조인만큼 이자율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