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지난해 11월 회생절차를 졸업한 경남기업이 2010년 글로벌 기업인 씨티에게 지급하기로 한 합의금의 성격에 대해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최근 경남기업에 대한 법인세징수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이 합의금이 기타소득에 해당하지 않아 과세가 위법하다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국세청의 상고를 기각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대법원은 "원심(고법)이 판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금은 경남기업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보전이나 원상회복 수준의 배상금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어 "원심(고법)이 국세청의 과세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 정당하다"며 "원심이 법인세법에서 정한 국내원천소득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해 국세청의 상고를 기각했다.
경남기업은 지난 2007년 미국 법인인 씨티그룹과의 사이에 '경남기업이 씨티로부터 네덜란드 법인인 'EKI B.V.'가 발행한 회사채를 '발행가액 미화 8300만 달러, 매수일까지 연 5.73%의 내재된 약정이율에 의한 이자, 경남기업의 비용을 합한 금액'에 매입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경남기업은 씨티에게 이 사건 회사채 매매대금으로 2008년 4회에 걸쳐 미화 600만 달러를 지급했으나, 자금사정 악화로 나머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씨티는 경남기업을 상대로 이 사건 회사채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고, 법원은 '경남기업은 씨티에게 미화 9470만 달러 및 이에 대하여 2008년 6월 27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후 경남기업과 씨티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이 사건 합의해제)하면서, 경남기업은 2010년 2월 씨티에게 미화 3000만 달러를 지급했다.(매매대금으로 이미 지급된 600만 달러와 위 금액을 합산한 3600만 달러를 '이 사건 합의금'이라 한다)
국세청은 경남기업에 대한 법인세 통합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사건 합의금이 법인세법상 원천징수 대상인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2014년 경남기업에게 2010 사업연도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 91억원을 부과했다.
한편 국세청의 감사 후 "경남기업이 씨티에게 지급한 미화 3000만 달러는 어떠한 경우라도 되돌려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약정돼 있으므로, 경남기업이 원천징수세액 상당액을 부담하고 이 사건 합의금을 지급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경남기업의 원천소득 과세표준을 533억원으로 경정하라"며 경남기업에게 외국법인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 25억원을 다시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경남기업은 "이 사건 합의금은 씨티와의 회사채 매매계약의 본래의 계약내용이 되는 지급자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기 위한 것이므로,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위약금 또는 배상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1심과 항소심인 고법 모두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고,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국세청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두334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