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세무서는 영세근로자와 노년층 농업 종사자 등 개인납세자가 많은 세무서다. 그만큼 대하기 힘든 민원인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대구·경북(TK)지역의 특성상 보수적이고 경직된 사고를 가진 납세자나 민원인들이 많아 직원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산의 직원들은 항상 웃으며 때로는 아들처럼, 딸처럼 민원인들을 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원인들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근원은 '동료의 힘'이라고.
같이 일하는 동료와 어색하거나 불편하다면 근무분위기도 무거워져 웃음이 나오지 않게 마련이지만 경산세무서 직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활발한 소통은 물론 서로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 직원들간의 동료애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가 민원인에게까지 전달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세무서 골든벨' 행사.
지난해 11월 '동료와 세무서를 섭렵하라'는 주제로 골든벨 행사를 열어 동료에 대한 문제, 세무서에 대한 문제를 맞춰보는 시간을 가졌다.
예를 들어 세무서 직원들의 사진을 나열하고 나이 순서대로 정렬하라거나 경산세무서의 세수는 얼마인지 등의 문제를 출제해 이를 맞추는 직원들에게는 과장들과 세무서장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마련한 경품을 나눠주는 행사도 가졌다.
지난 4월 열린 체육대회에서는 과별로 대항하는 기존의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제비뽑기로 팀을 짜 경기를 하기도 했다. 우승 경품은 '과장이 직원 업무 대신해주기', 회식 때 세무서장을 호출해 계산을 요구할 수 있는 '호출권' 등 재치있는 경품으로 분위기를 '업' 시켰다는 후문이다.
◆…"''소통'도 지원이 필요합니다" = 직원들간에 소통이라고 하면, 단순히 대화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소통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소통을 위한 일 버리기 운동 등 여러 행사를 위해 뒤에서 묵묵히 직원들을 지원하는 운영지원과가 있어 경산세무서는 오늘도 활기차다.
최고의 '소통 서비스 지원'…운영지원과 나가신다!
세무서 운영지원과에서 '소통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말한다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업무지원팀과 조사팀으로 이루어진 경산세무서 운영지원과(18명)는 세무서의 소통과 분위기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무서 커뮤니티 운영과 체육대회, 정년퇴직 직원의 '임무완수식' 준비 등 세무서 내 각종 행사를 진행할 때는 업무지원팀이 빠질 수 없다.
뒤에서 묵묵히 직원들을 지원해주는 일을 하는 것이 업무지원팀이다.
◆…소통리더인 장은수 업무지원팀장(가운데)과 소통전도사인 장희정, 김상욱 조사관.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직원들과 활발한 소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소통전도사들은 경산세무서의 분위기 메이커다.
기본적인 인사·서무·회계·홍보·전산업무와 체납세 총괄·환급·수납업무 등으로 업무지원팀은 그 어느 부서보다 바쁘면서도 사실 일한 티가 많이 나지 않는 부서다. 그만큼 직원들이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경산세무서에는 다른 세무서와는 달리 '소통전도사'가 있는 것이 자랑이다. 한승희 국세청장이 취임한 이후 각 세무서의 업무지원팀장을 '소통리더'로 임명해 직원들간에 소통을 강조해왔지만 경산세무서는 이에 더해 남녀 직원 한 명씩을 소통전도사로 임명했다.
소통리더인 장은수 업무지원팀장과 소통전도사인 김상욱 조사관과 장희정 조사관이 한 팀이 되어 세무서의 커뮤니티 관리와 소통을 책임지고 있다.
신규직원인 장희정 조사관은 "커뮤니티에 일상이나 에피소드를 사진 찍어서 올리는 것을 원래 좋아했다. 지난 1월 부가가치세 신고가 있었는데 서장님이 직원들에게 치킨을 쏜 것을 올리니 댓글이 많이 달렸다"며 "또한 서장님이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솔선수범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자유롭게 얘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 커뮤니티가 더욱 활성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욱 조사관은 "신규직원들에게 명함을 만들어주는 이벤트나 어버이날에 부모님에게 액자를 보내주는 이벤트 등이 국세공무원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어 세무서 내 행사는 물론 평소 업무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사팀도 업무지원팀과 마찬가지다.
경산이 중소도시다 보니, 납세자들이 세법이나 세금문제에 대해선 어려워하거나 납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조사팀은 납세자가 억울한 감정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하기 때문에 사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하고 있다.
◆…"사랑스러운 개인납세과" = 5월 종합소득세 신고와 장려금 신청 때면 늘 힘들지만 올해는 대학생 콜센터를 운양해 한시름 덜었다. 대학생 콜센터를 도입한다고 하면, 관리자들이 난색을 표하지만 경산세무서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존중해주고 적극 받아들여 업무량 축소를 위한 여러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개인납세과, 소통·존중으로 아이디어 '번쩍'
개인납세과(26명)는 개인1팀, 개인2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인사업자에 대한 부가세와 소득세 업무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과 근로·자녀장려금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경산지역은 도농복합지역으로 영세한 납세자가 많다 보니 세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같은 내용을 반복해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근로장려금 신청의 경우도 신청자격 안내와 신청서류 안내 등 단순하고 간단한 내용이지만 이를 반복해서 물어보는 납세자가 많아 5월만 되면 종합소득세 신고안내와 장려금 신청안내로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하지 못해 근무시간에는 전화응대나 민원인 상담을 하고 일과시간이 지난 후에야 업무를 처리하는 일이 다반사다.
◆…"다음에도 또 올게요" = 장려금 신청안내를 하고 있는 대학생 콜센터. 국세공무원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현장실습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며 7월 예정되어 있는 부가가치세 신고 때도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경산세무서는 모두가 Win-Win(윈-윈)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대학생 도우미'다.
단순안내의 경우 내용만 숙지하면 응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관내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학생들이 민원인들에게 종소세나 장려금 등을 안내하는 콜센터를 운영했다. 대신 경산세무서는 현장실습을 마친 대학생들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이를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주도록 했다.
실제 대학생 콜센터 현장에서는 대학생들이 민원인의 신청요건을 간단하게 확인한 뒤 장려금 대상인지 조회해주는 등 능숙하게 장려금 신청 안내를 수행했다는 후문이다.
◆…"아들, 딸 편하게 찾아주세요" = 지난 5월 한 달 동안 종소세 신고창구에서 친절한 안내를 도맡았던 대학생 도우미 덕분에 직원들도, 납세자도 마음이 푸근해졌다는 후문이다.
지난 5월, 세무서에 마련된 종소세 신고창구에서는 대학생 도우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민원인들에게 종소세 신고에 대한 내용을 안내했다. 대학생 도우미들은 특히 '아들, 딸 도우미'라는 명찰을 달고 민원인들에게 웃으면서 응대를 해 현장에서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고.
민원인 뿐 아니라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도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할 정도로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대학생 도우미로 활동했던 한의대학교 통상경제학부 세무금융전공 2학년인 김예은 학생은 "원래는 세무직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교수님이 추천해주셔서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며 "소득세법 수업을 들었을 때보다 현장에서 바로 보고 듣는 것이 더욱 잘 와닿는다. 다음 부가세 신고 때도 다시 와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될 수 있었던 것은 세무서 내 자유로운 분위기가 한몫했다.
경직된 사고나 분위기에서는 '대학생 도우미' 같은 아이디어가 사장될 수도 있었지만 소통과 서로에 대한 신뢰로 똘똘 뭉친 직원들이 어떤 아이디어든 적극 개진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정창수 개인납세1팀장은 "친목을 위해 특별하게 무엇을 한다기보단 아침에 오면 크게 인사를 하고 환경정리도 다 같이 하는 등 상호존중하고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며 "사람들 간에 서로 믿음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구 개인2팀장은 "경산세무서만의 분위기가 있다. 서로 소통을 잘하고 서로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분위기가 되어 있다"며 "관리자들도 직원들에게 관심이 많아 저녁식사도 같이 하고 업무도 하면서 잘해주니까 직우너들이 자연스럽게 잘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