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살림은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이루어진다. 당연히 힘들게 번 돈으로 세금을 내는 납세자를 존중하고 공경해야하지만 사실 납세가 '국민의 의무'다 보니, 이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듣기가 힘들다.
하지만 경산세무서는 납세자는 '주인'으로 생각하고 공경하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모범납세자가 납세자의 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하는 한편 세무대리인 간담회나 지역경제인들과의 간담회를 할 때면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관리자들이 직접 신경쓴다.
지역경제인 등 간담회에 참석했던 사람들과는 매일 아침 소통을 하면서 세무서가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지역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한다 해도 악성민원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막무가내식의 악성민원이 발생하면 관리자와 직원들이 합심해 민원을 처리하고 직원을 위로해주는 등 소통이 잘 되는 것은 물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돈독해 힘든 일도 같이 극복해나간다.
◆…"우리 모두가 이 나라 주인입니다" = 납세자가 주인이라는 사명감 하에 업무에 임하는 납세자보호담당관실 직원들. 거친 민원인이 찾아올때면 속상하지만 납세자들이 의문점이 히나도 없도록 항상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하고 있다.
"우리가 모두가 주인공"…납세자보호담당관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세금'을 내고 있다. 민원인이자 납세자인 국민들도 마찬가지이고 세무서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일은 잘 없다.
이에 경산세무서는 특별한 이벤트로 이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납세자의 날(3월3일)에는 대부분 모범납세자 시상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다 언론보도 또한세무서나 국세청, 기획재정부 등 중앙정부 위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경산세무서는 이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모범납세자와 직원들이 주인공이 되게 한 것이다.
모범납세자의 사진과 '성실납세한 당신이 어엿한 대한민국의 애국자입니다'라고 현수막에 걸어 행사장과 세무서 앞에 잘 보이도록 해놨다. 이를 본 한 모범납세자는 "내가 낸 세금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것을 보니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성실납세하는 당신이 애국자" = 납세자의 날 행사 때는 대개 기념촬영만 하고 귀가하는 형식적인 행사가 대부분이었지만 경산세무서에서는 모범납세자들의 얼굴을 현수막으로 인쇄해 모범납세자들이 나라를 위해 성실납세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 세무서 안팎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후문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모범납세자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도록 세무서 로비에 이들의 얼굴과 공적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해놨다.
그동안 형식적으로 진행됐던 1일 명예서장 행사는 직원이 주인공이 되도록 했다. 직원들에게 비공개 투표를 하도록 해 '동료가 뽑은 1일 명예서장'을 선정해 실제로 근무를 하도록 해 직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는 후문이다.
세무대리인이나 지역경제인 등 간담회는 관리자가 직접 자료를 작성해 실질적인 소통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참석자들의 인적사항이나 특이하상, 납세실적 등을 분석해 참석자 눈높이에 맞는 간담회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들과는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SNS를 통해 매일 아침 뉴스를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이들이 세정홍보 대사의 역할을 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납세자보호담당관실(6명) 직원들이다. 납세자보호실과 민원봉사실로 이뤄진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은 중소도시 특성상 막무가내식 악성민원에 시달리고 있지만 항상 웃으며 민원인들을 응대하려고 노력 중이다.
양동식 납세자보호담당관은 "납세자에게 진정성 있는 친절을 베풀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먼저 자신의 일에,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고 자긍심을 느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직원들이 서로 합심하면서 늘 납세자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는 서비스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가 내 힘의 원천" =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재산법인납세과. 아침마다 티타임으로 시끌벅적한 재산법인납세과는 동료들간에 두터운 동료애로 힘든 업무와 민원도 합심해 해결하고 있다.
"악성민원 힘들어도…동료 때문에 버텨요"
재산법인납세과(18명)은 재산팀과 법인팀으로 이루어져있다. 대개 악성민원이라하면 영세한 개인사업자가 많은 개인납세과에서 많이 발생할 것 같지만 경산세무서는 특이하게도 재산팀에서 많은 악성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재산팀에서는 부동산의 양도와 관련된 양도소득세, 증여세, 상속세 업무를 하고 있다.
이런 업무 자체가 늘상 내는 종합소득세나 부가가치세 등과는 다른데다 양도세의 경우 신고세수이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 계속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업자와는 달리 세법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이다 보니 설명하기도 어렵고 납세자가 이해도 잘하지 못해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민원상담, 신고서 처리로 인해 직원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은 업무다보니, 큰소리 나는 악성민원은 팀장과 과장이 앞장서서 해결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해결이 안되면 세무서장까지 직접 나서 일을 하고 있어 직원들이 관리자들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법인팀 역시 중소도시에서의 법인세 업무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동료와 관리자가 합심해 일을 해나가고 있다.
◆…"신고상담센터 개설로 모두가 편해졌어요" = 기존에는 민원인이 사무실로 찾아와 상담을 하면 민원인은 물론 옆에 근무하는 직원까지 신경이 쓰여 업무에 집중을 하지 못헀지만 재산법인납세과에서 사무실 한켠에 상담을 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직원들과 납세자 모두 편안해졌다는 후문이다.
이런 신뢰의 근원은 단연 '소통'이다.
점심시간에는 마음 맞는 사람끼리 각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팀별로 움직이면서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단 한 명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아침에 출근하면 티타임으로 사무실이 시끌벅적할 정도다.
티타임을 하며 전날 무엇을 했는지 개인적인 일까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직원들 서로간에 이해심도 높아져 업무를 할 때도 자연스럽게 동료를 배려하게 된다.
한채모 재산법인납세과장은 "지금처럼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면서 즐겁게 직장 생활할 수 있는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며 "직원들이 사명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맡은 업무를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