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통상의 창업자인 고 이재우 전 회장이 타계한 이후 2년 6개월이 지나도록 이 회사의 지분 14.8%인 225만주의 상속절차가 완료되지 않고 이 전 회장 명의로 남아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상속재산은 상속사유 발생 6개월이내에 상속세를 신고 납부하지 않으면 가산세를 물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2년이 훨씬 지나도록 지분이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대림통상의 지분은 2015년 10월 이재우 전 회장 사망 당시 총 발행주식 1522만주 중 지배회사 디앤디파트너스가 592만주, 고 이재우 전 회장 462만주, 배우자 고은희 회장 145만주, 딸인 이효진 부사장 133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출처= 대림통상 각 사업년도 사업보고서
상속대상주식 462만주 중 고은희 회장이 2차례에 걸쳐 191만주, 이효진 부사장은 2016년 9월에 46만주만 상속받았다. 아직 상속이 이뤄지지 않고 명의이전이 안된 주식은 225만주 이다.
이처럼 225만주가 이유없이 상속이 지연될 경우 하루 0.03%씩의 미납부가산세가 붙어 상속세 신고기한을 지난 2년간 21.9%(0.03% × 730일)의 가산세를 물게 된다.
225만주를 주당가치 5천원으로 가정하여 환산하면 미상속재산은 113억원이 된다. 따라서 대주주 일가가 이 지분을 상속할 경우 50%에 해당하는 56.5억원의 상속세와 12억원이 넘는 가산세를 물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무전문가들은 거액의 가산세를 내면서까지 상속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대림통상측의 상속관련 별도 공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그 대림통상의 지분 15%에 가까운 거액의 재산이 상속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속재산에 대한 소송 진행 가능성
전문가들은 그 첫 번째 가능성으로 225만주에 대해 소송이 진행 중 일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 소송의 결과에 따라 상속세와 가산세 납부의무자가 달라 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소송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상속재산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 이라면 고 이재우 전 회장이 생전에 유언상속을 한 내용에 대해 이해관계자 사이의 다툼이 벌어졌을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올 해 3월에 부인 고은희 회장은 122만주를 두 번째 상속처리 하였는데 딸 이효진 부사장은 2016년 46만주 상속이후 추가적인 주식명의 이전이 없어 상속비율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유언상속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송이 진행중이라면 고 이재후 전 회장의 유언에 문제를 제기한 이해당사가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과거 전주이씨 종친회와 경영권 분쟁으로 대림요업 주식과 대림통상 주식을 서로 정리한 전력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들 이해관계자와 별도의 특약사항이나 명의신탁 등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가정해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관련 공시가 없는 걸로 보아 이 역시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지분에 집착하다 상속시기 놓쳤을 가능성
다음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상속인들이 보유중인 주식을 매각을 할 수 없어 상속절차를 종료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디앤디파트너스가 대림통상 주식으로 담보대출을 받을 때 대주주의 지분을 추가로 담보로 제공했을 가능성이다. 대림통상은 2018년 3월말 기준 대주주의 주식 791만주가 담보 제공되어 있다고 공시하고 있다.
만약 대주주 보유주식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에 상속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면 113억원의 미상속재산에 50%의 상속세에 가산세까지 붙어 상속재산의 30%선인 44억원도 채 건지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는 대주주가 대림통상의 지분을 90%가량 무리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디앤디파트너스를 내세워 은행 빚을 끌어 쓴 결과 상속재산의 상당부분을 허공에 날리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상속인이 상속개시 전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매매가 자유로운데도 주식을 팔지 못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주식시장에 대주주 지분을 매각할 경우 주가하락을 염려해서 미루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대주주의 지분을 일시적으로 자사주로 매입하고 업무용 자산 매각대금으로 소각시키거나 교환사채를 발행하여 대주주 지분 분산을 꾀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상속세 납부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는데 이를 방치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야말로 왜 상속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지 오리무중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공시가 없어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상속주식 평가시점에 주가 폭락…절세 위한 주가조작?
◆…출처 = 네이버 증권정보
대림통상은 고 이재우 전 회장 사망 후 주가가 급락해 주가조작 의혹도 받고 있다.
상증법상 상속주식의 가치평가는 상속 개시일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간의 평균주가를 공정가치로 인정하고 있다.
2015년 10월 고 이재우 전 회장의 타계시점인 상속개시일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 평균주가는 공교롭게도 급격히 하락하였다가 그 이후 주가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의 주가는 2015년초 9천원대를 기록하였으나 이재우 전 회장의 타계와 함께 연말에 5천선까지 떨어졌다가 가치평가가 끝나는 시점 뒤에 다시 8천원대로 회복하였다.
만약 주가조작이 이루어 졌다면 상속가액을 60~80% 줄어들게 만들어 그 만큼 상속세를 적게내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증권시장관계자들은 대림통상이 상장회사로서 주식시장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투자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상속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를 공시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이재우 전 회장은 각고의 노력으로 회사를 키웠으나 한 때 낮은 지분율로 인해 기업사냥꾼의 공격을 받은 적도 있으며 대림그룹과의 갈등 속에서 회사를 분리하고 어려움을 극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퇴직임원은 “대림통상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전금구 사업을 하고 있고 최근 욕실, 주방용품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대주주와 경영진은 이번 특별세무조사를 계기로 회사의 오류를 바로잡고 정도경영으로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