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6일 오후 2시 본회의 열고 상임위원장 공식 선출
역대 기재위장 배출 한국당, 예결위로 민주당 경제정책 견제
◆…13일 20대 후반기 국회 첫 본회의가 열렸다. (사진=김용진 기자)
20대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선정을 위한 막바지 작업이 각당에서 활발한 가운데 여당이 차지한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누가 맡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회는 13일 이달 임시국회 첫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개원을 알린 동시에 차기 회의 일정을 오는 16일 오후 2시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차기 본회의에서는 지난 10일 여야 협상을 통해 배분한 상임위원장을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이날도 여야 각당에서는 당내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선정 작업에 바쁜 모습이었다.
이번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 중 하나는 민주당의 기재위장 선점이다.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기재위장을 차지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여당의 경제정책 추진 의지가 확인됐다"는 평이 나왔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일자리 정책을 비롯한 경제 공약을 선순위에 집중 배치했다. 최근엔 취업률 저하나 경제성장률 둔화를 극복하느냐의 여부가 후반기 국정운영 성패를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의 기재위 확보 의미는 크다. 경제 관련 핵심 상임위로 꼽히는 기재위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의 소관 사항을 담당해 관계부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세법이나 각종 규제 등 경제정책에 대한 입법부의 '게이트 키핑'을 가장 강력하게 행사할 수 있는 상임위인 것이다. 기재위장의 경우 직권상정 권한도 보유한다.
이 같은 중요성에 민주당 내에서도 기재위장 경쟁은 치열한 편으로 전해졌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후보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에서 활약했던 안민석 의원으로 전해진다.
안 의원은 당내 기재위장의 중요성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최고위원 출마 대신 기재위장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 의원측도 기재위원장을 선호한다는 점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당내에서 '경제통'으로 불리는 윤호중 의원도 기재위장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져 2파전 양상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때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최재성 의원이 기재위장을 희망한다는 말도 나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재위장에 지원했다는 말은 근거 없는 말"이라고 확인했다.
민주당은 16일 본회의가 예정된 만큼 그 전까지 모든 상임위원장 선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선출 기준으로는 본인 의사와 함께 선수(選數)를 우선하되 전문성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정 결과. (그래픽=김민영)
한편 그동안 역대 기재위장을 배출해 온 한국당은 예결위장을 가져가 민주당의 경제 드라이브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당내 일각에선 이번 협상에서 기재위장을 여당에 내준 데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기재위장은 그동안 소위 보수당에서 도맡아온 게 사실이다. 전임인 20대 국회 전반기 기재위장도 조경태 한국당 의원이었다.
15대 국회부터 보더라도 한국당의 전신이라 할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에서 모든 기재위장이 배출됐다. 더 멀리 보면 2대 국회서부터 자유당과 민주공화당 출신들이 기재위장을 전담해왔다.
이 같은 배경에는 '경제 정당'을 표방해 온 보수당의 의지가 한몫했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당도 지난 대선에서 "경제는 한국당"이라는 슬로건을 걸만큼 경제 아젠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은 기재위는 내줬지만 예결위장을 확보해 정부 여당의 '선심성' 경제 정책을 저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예결위장 확보를 강조하며 "무원칙한 선심성 퍼주기 포퓰리즘을 제어할 장치들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