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보물선 '돈스코이호' 논란, 제대로 알고 투자해야…"

◆…러일 전쟁당시 일본군의 공격으로 울릉도 근해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군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사진: 신일그룹]

지난 17일 해운건설전문업체 신일그룹이 '보물선'으로 불렸던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한다는 언론 보도가 줄을 이었다. 이에 이날 오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신일', '보물선' 등의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이번 '보물선' 논란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김현정의 뉴스쇼'에 따르면 이번 보물선 논란은 각종 언론매체들이 '울릉도 해상에서 150조 보물선 발견', '113년만에 발견', '보물선에 놀랄만한 비밀이 있다' 등등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기사를 내면서 시작됐다.

러시아 발트함대 소속 함선 드미트리 돈스코이호(6200t)는 지난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참전했다가 일본군의 거센공격을 받고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50조원의 금괴가 실렸다는 소문이 돌면서 1916년 일본이 처음으로 인양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여러 업체들이 인양을 추진했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업체인 신일그룹이 이 배를 발견했다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보물선 인양' 이라는 거품이 만들어졌다.

신일그룹 관계자는 "신일그룹은 세계 최초로 돈스코이호를 발견하고 입증한 유일한 권리자임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와 존재와 침몰위치에 대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고, 탐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소유권 등기와 본체인양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공개된 여러 기사들과 신일 그룹의 동영상, 인터뷰 등이 합쳐지면서 신일 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일제강'의 주식도 17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여러 투자자들은 해당 소식을 듣고 광기어린 투자를 보여주고 있지만 '김현정의 뉴스쇼'는 이러한 사태가 큰 문제점과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정의 뉴스쇼'에 패널로 출연한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돈스코이호가 보물선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러시아 정부의 공식기록도 없고 당시 발트함대가 원거리 항해 때 원료와 식수 공급을 받기 위해 금화나 금괴가 필요했다는 러시아 해군중장의 참전 기록이 있지만 '5천 상자의 금괴'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1931년 미국 뉴욕타임즈가 '침몰한 배의 금을 사냥하는 일본'이라는 기사를 냈는 데 이 기사 역시 일본이 보물선을 찾고 있다는 내용이 전부"라며 "실제로 저 정도의 금이 실려있다는 공식 기록은 없고 신일그룹도 돈스코이호가 보물선인지 확실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김성완 평론가는 "신일그룹은 보물선을 탐사하고 인양하는 자금을 얻기 위해 '신일골드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 실물 경제 국제 거래소'라는 홍보와 함께 거래소까지 만들어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다"며 "가상화폐는 투자자보호장치가 없다. 신일그룹은 보물선 발견 소식 발표 직전 '제일제강'을 인수했고 어제부터 '제일제강'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만약 이 보물선이 진짜 보물선이 아니라면 이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 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 나중에 보상을 받을 수 없다. 과거 동아건설의 보물선 사태를 보면 그 당시에도 주가가 10배 넘게 뛰었는 데 소문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폭락했고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해를 맛봤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평론가는 "만약 그 돈스코이호가 보물선이라고 해도 보물을 꺼내기 위해서는 해양수산부에 인양허가를 받아야 하는 데 허가를 받으려면 대장물 추정과액 10분의 1 이상인 15조를 보증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며 "신일그룹이 이 돈을 끌어올 자금력이 될 지도 미지수이며, 러시아 군함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소유권을 주장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첩첩산중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