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드루킹 특검 소환 앞두고 '극단적 선택'…그 배경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지난 5월 19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 회동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23일 노회찬(62) 정의당 원내대표가 서울 중구 신당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원내대표이자 3선 국회의원인 노 의원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배경이 되는 '드루킹' 사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오전 9시 38분 서울 중구 한 아파트 현관 쪽에 노 의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해당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의원 외투를 발견했고 외투 안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찾아냈다. 유서 내용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 댓글 조작 의혹(드루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노 의원은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 모씨 측으로부터 지난 2016년 2차례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드루킹의 최측근인 필명 '아보카' 도 모변호사로부터 드루킹을 소개받은 뒤 불법 자금을 건네받은 것을 알려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지난해 대선 직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관련 계좌에서 16개월 동안 약 8억원 가량의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어 "드루킹 측이 노 의원에게 5000만원대 불법 자금을 건낸 의혹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을 자세하게 조사하기 위해 도 변호사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긴급체포의 적법 여부(긴급성)에 의문이 있다"며 "증거위조교사 혐의에 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음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특검팀은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된 노 의원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고 노 의원이 경공모 측으로부터 강연료 등의 명복으로 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추가 수사를 벌였다. 또 5000만원 외 또 다른 불법 정치자금 수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 등을 시도했으며 소환조사까지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수사는 다시 미궁속으로 빠지게 됐다.

한편 허익범 특검은 이날 직접 "(노 원내대표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개인적으로도 깊고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심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