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수단이 되었던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조세일보DB
보험사들이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금확충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보험사들은 그동안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선호해 왔으나 이제는 국내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거나 후순위채 발행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로 자본으로 분류되고 해외에서 조달되는 해외신종자본증권은 값싼 금리라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해외에서 금리가 상승하면서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포기하고 국내 저렴한 금리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한화손해보험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으로 해외발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달 말 1900억원 규모의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사모방식으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5.6% 수준이다.
해외신종자본증권 금리는 5년 만기 달러국채금리에 가산금리를 합산해 금리가 결정되는데 최근 5년물 금리가 올 초 대비 0.5% 상승한 2.7%대로 보험사들의 해외 발행이 늘어나면서 가산금리까지 높아졌다.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와 가상금리를 합산하면 최대 7%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현대해상도 올 하반기에 5000억원 이내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자본조달 비용 부담 확대로 인해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3.95% 금리로 5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최근 추진하던 10억 달러 해외신종증권발행 시 6~7% 수준의 금리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계획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이 채권 형태로 발행되지만 재무제표상 부채로 계산되는 회사채와 달리 자본으로 처리되는 점을 이용해 활용해 왔다.
또한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험회사의 경영상태를 판단 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는 지급여력비율(RBC) 관리에 도움이 돼 자본확충의 수단으로 선호해 왔다.
국내 보험사들은 가용자본 안정비율과 달러 프리미엄 등의 이점으로 해외신종자본 증권 발행을 추진했으나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리가 크게 상승하는 등 발행 조건이 악화돼 국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외에도 채권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간보다 이자 부담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후순위채로 자본확충을 마련하기로 했다.
흥국화재은 2억 달러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해 왔으나 포기 후 후순위채권으로 변경했다. 또한 동양생명도 5억 달러 규모의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변경했다.
후순위 채권은 잔존만기가 5년 이내의 경우 매해 20%씩 자본인정비율이 축소되며 가용자본 중 보완자본으로 인정된다. 이에 반해 신종자본증권은 기업회계 기준의 자본으로 감독회계 기준으로는 만기까지 100% 가용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업계에서는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시기에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도 높아 투자운용 이익률을 초과하는 이자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신종자본증권을 조달할 경우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새국제회계기준)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맞춰 자본확충이 시급한 처지이지만 금리상승이라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자금조달 방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IFRS17는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국제보험회계기준으로 보험사들은 기존에 보험계약의 수입보험료 중 일부를 판매 당시 정한 보험상품별 적립이율에 따라 원가가 아닌 시가로 반영해 자본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K-CIS는 기존 지급여력비율을 국제기준에 맞춰 개선하는 제도로 보험사들의 자본을 강화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RBC비율 안정성 확보를 위해 자금을 확충해야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기준금리 상승과 더불어 가산금리를 높게 불러와 채권발행 시장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