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대전정부청사 전경.
북한산 석탄이 선박을 통해 국내로 반입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은 1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관세청은 이날 관련 선박을 검색하고, 수입업자 등을 수사한 결과 일부 정보는 북한산 석탄 반입과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일부 선박들은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반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나아가 북한산 석탄 반입 사실이 확인된 수입업자 등의 과거 수입자료를 검토해 북한산 석탄 및 선철을 반입한 사실을 추가로 인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관세청은 총 9건의 북한산 석탄 등 수입사건을 수사해 7건의 범죄사실을 확인하고, 수입업자 등 3명 및 관련법인 3개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북한산 석탄 등을 운반한 배 14척(북한→러시아, 러시아→한국) 중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위반으로 인정 가능한 선박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입항제한, 억류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업체들의 범행 동기에 대해 북한산 석탄 등에 대한 금수 조치로 거래가격이 하락해 국내 반입 시 매매차익이 크기 때문에 불법 반입을 결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은 UN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등에 따라 북한산 석탄 등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북한산 석탄 등을 러시아 항구에 일시 하역한 뒤 제3의 선박에 바꿔 싣고 원산지증명서를 위조, 세관에 제출해 러시아산인 것처럼 위장하는 방법으로 국내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과정에서 북한산 석탄 등의 위장 반입 개연성이 큰 러시아산 무연성형탄에 대한 세관의 수입검사가 강화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그 당시 원산지증명서 제출이 필요없는 세미코크스인 것처럼 품명을 위장해 세관에 거짓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것으로 확인된 선박 등에 대한 제재 여부는 관계기관 협의회에서 심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으로 관세청은 송치 즉시 조사결과를 외교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 등을 통해 우범선박에 대한 선별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 시 관계기관 합동 검색, 출항 시까지 집중 감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관세청은 수사 과정이 길어진 이유에 대한 해명도 내놓았다.
관세청이 문제에 대한 제보를 받고도 10개월여가 지나도록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자, 정부가 석탄 문제를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어 온 바 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우선 중요 피의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출석을 지연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면서 또한 범죄입증을 위해 방대한 압수자료를 분석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성분 분석만으로는 북한산 석탄의 원산지 확인이 곤란했고 러시아세관과의 국제 공조 등 보강 수사 등을 이유로 약 3800페이지에 달하는 수사서류를 작성하며 피치 못하게 10개월의 수사 기간이 소요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 불기소 처분 방지 및 공소 유지를 위한 정밀 수사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관세청은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볼 때 북한 반출에서 국내 반입까지 정확한 이동경로가 입증되지 않으면 검찰에서 기소유예 혹은 무혐의 처분이 나오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