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납세자연합회 주최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납세자 권익보호 및 성실납세 이행 지원을 위한 세무서비스 강화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최원석 한국납세자연합회장(서울시립대 교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 업무 일부를 허용하는 내용의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발표된 가운데, 개정 세법 시행에 앞서 합리적인 수준의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한국납세자연합회(회장 최원석)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김정우·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과 공동 주최로 '납세자 권익보호 및 성실납세 이행 지원을 위한 세무서비스 강화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2018년 제2차 납세자 포럼)를 개최했다.
"변호사 세법지식 부족…실무교육 조항 추가 필요"
이날 토론회는 4명의 발제자가 나서 각각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 허용'과 관련한 4가지 의제를 다루었다.
안경봉 국민대 교수는 변호사 세무업무의 전문성 담보를 위해 '실무교육'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호사시험과 사법시험에는 세무회계분야의 전문성 검증과 관련된 과목은 거의 없다"며 "변호사들이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실무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변호사가 변리사자격을 취득하고, 등록하기 위해서는 집합교육 250시간(약 2개월) 및 현장연수 6개월의 실무수습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는 제도가 유사한 입법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 "개정 세무사법의 실무교육 이수조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 교수는 변호사들에게 세무조정업무를 허용한 만큼 속칭 '사무장 세무사' 등 명의대여와 같은 불법세무대리로 인해 세무대리질서 문란행위를 막아 낼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세무사법 개정안에는 세무대리업무 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가 장부작성, 성실신고확인 등 허용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했을 때 이를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것도 문제 삼았다.
안 교수는 "현행 세무사법은 '명의를 대여하는 자'에 대한 처벌규정만을 두고 있다. '명의를 대여 받는 자'에 처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고, 명의대여로 발생한 경제적 부당이득을 몰수·추징하는 입법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납세자연합회 주최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납세자 권익보호 및 성실납세 이행 지원을 위한 세무서비스 강화방안' 토론회에는 다수의 전문가들이 발제자 및 토론자로 참여,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그는 세무조정업무에 대해 납세자 재산권, 국가재정 건전성 및 세무행정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업무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세무조정업무는 본질적으로 기업회계기준에 근거해 재무제표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과 재무제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토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계전문성 없이는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들은 세무사보다 법령 해석 능력이 뛰어남을 강조하고 있고,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도 유사한 취지를 내포하고 있지만 단지 법령의 해석·적용의 전문성만으로는 세무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세무사와 같이 공공성이 있는 전문분야의 업무는 해당 전문분야의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국가자격사 제도의 기본적인 입법방향이라고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변호사로서 세무사 자격을 자동 취득한 자의 직업 자유를 침해한다고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에 다양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가 비례성 원칙에 따라 판단한 결정에 개별원칙을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세무사자격시험을 통해 세무사자격을 취득한 자와 세무사 자격을 법에 따라 자동으로 취득한 자를 동일하게 대우한다면 그 자체가 자의적이면서 비례성 원칙을 위반하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교수는 "현행 세무사법이 변호사에게 세무사와 동등한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해당 법률에 따라 자격을 취득한 각 전문자격사에게 해당 분야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의 권익보호를 더 적절하게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으로 볼 때 변호사의 경우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해 납세자의 권익보호 및 납세의무의 성실한 이행에 이바지 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세무사법은 개정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세무사법이 세무대리업무의 전분자격사제도로서 확립할 수 있도록 세무사의 자격, 세무사명칭 사용 등 전반적으로 법 내용을 정비해 세무사자격제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변호사업계를 대표해 토론회 발제자로 참여한 박요찬 변호사는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할 변호사에 대한 실무교육에 대해 입법 보완이 필요치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세법 등 해석과 적용에 있어 세무사보다 변호사에게 오히려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된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박 변호사는 "전문적인 기장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이 변호사에 대한 세무전문성 판단의 절대적 기준이 되기 어렵다"면서 "변협 차원에서도 세무대리업무 교육과정을 진행해 전문성을 키워 나가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에 의해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 받았다면 세무사든 변호사든 동등한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박 변호사는 세무사 자격을 부여받은 변호사에게 장부작성 및 성실신고업무의 제한을 둔 세법개정안에 대해서 "변호사가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전문성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본 헌법재판소의 취지를 볼 때 일부업무에 제한을 두는 것은 헌법 합치 적인지 의문이 들었다"며 "같은 자격사라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