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운용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머지않아 나라 곳간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곳간을 채울 돈(재정수입)보다 쓸 돈(재정지출)이 많아지는 방향으로 중기 재정운용계획(5년)이 설계되어 있어서다. 지금 당장은 좋아보이지만 확장 재정정책을 지속하기에는 내후년 이후 세입여건은 그리 양호해 보이지 않는 형편이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와 내년 세수호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2020년 이후부터 세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불확실성이 세입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번 늘려 놓은 씀씀이(특히 복지예산 등)는 줄이기가 쉽지 않은 법. 주던 것을 뺏았는 등 생각없이(?) 건드렸다가는 정권이 흔들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부가 계속해서 재정지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증세 등 강제적 수단 동원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2018~2022년)'에 따르면 재정지출은 올해 428조8000억원에서 내년 470조5000억원, 2020년 504조6000억원, 2021년 535조9000억원, 2022년 567조6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총지출 증가율은 2017~2021년 계획(연평균 5.8%)보다 높은 7.3%로 잡고 있다.
청년 일자리 지원을 중심으로 민간·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소요가 확대되고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지급 등으로 소득분배 개선에 필요한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서다.
여기에 신혼부부 주거 지원 등으로 저출산 예산 지출이 늘고, 기초연구·원천기술 투자 등 혁신성장 지원에 지출 확대도 요구되고 있다.
문제는 국가채무 비율도 계속 올라간다는 점이다.
재정건전성 척도인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오는 2020년 사상 처음으로 40%대를 넘어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채무는 내년 741조원에서 2020년 790조8000억원, 2021년 843조원, 2022년 897조8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GDP 대비로는 이 기간 39.4%, 40.2%, 40.9%, 41.6%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 빚은 현재의 세대가 아닌 미래의 세대, 즉 우리의 자식들이 갚아야 할 돈이다.
나라 곳간 사정도 계속해서 '놀부네 곳간'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세수입은 268조1000억원에서, 내년 300조원 규모(299조3000억원)에 육박, 양호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2021년 325조7000억원, 2022년 340조3000억원으로 세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향후 5년(2018~2022년) 간 국세수입의 증가율은 6.1%로, 2017~2021년 계획인 6.8%보다 0.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총지출 증가율(7.3%)보다 국세수입을 포함한 총수입 증가율(5.2%)이 낮다는 점이 포인트다.
재정 수입의 기본인 세금보다 지출이 더 많으면서, 재정지출의 지속 가능성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주요국 금리인상 가속화,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불확실성으로 인해 세입증가가 제약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제대로 된 증세 없인 재정적자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정부는 "탈루소득과세 강화, 비과세 감면·정비 등 세입확충 노력을 통해 양호한 세입 흐름이 유지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