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임시국회 처리 약속 끝내 못지켜…비쟁점 법안만 본회의 상정
◆…30일 민생 규제완화 법안 처리 협상이 불발됐음을 밝히는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단. (사진=김용진 기자)
국회가 8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를 약속했던 규제완화·민생경제 법안의 처리가 무산됐다. 여야는 본회의 당일 오후까지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쟁점법안 관련 "아직까지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미세한 내용 조정이 필요해 오늘 본회의에선 처리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가 불발된 법안은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법 ▲규제프리존법·지역특화발전특구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등이다.
여야는 법안통과의 필요성 자체에 대해선 공감했던 만큼 이날 오전부터 협상에 돌입, 본회의 개의시간을 한차례 연기까지 해가며 논의했다. 그러나 본회의 개의 직전 합의 불발이 선언됐다.
한국당은 합의 결렬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견 직후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지금까지도 집권당인 민주당 내부의 인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은산규제 완화를 해야한다고 호소했지만 결국 민주당 의원들이 수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인터넷은행법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홍 원내대표는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법안이 굉장히 어렵다. 몇년 동안이나 여야 이견때문에 (미뤄지다가) 이 순간까지 이어진 건데 며칠만 더 시간을 갖으면 해낼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본다"는 말로 다음을 기약했다.
실제 여야는 임대차보호법 같은 경우 계약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등 핵심 내용에선 일치를 봤다. 그러나 한국당은 임대인에게 조세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의 패키지 처리를 요구했고 민주당이 당론 일치를 보지 못하며 합의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회견에서 "오늘 협상이 완전히 타결되진 않아 어쩔 수 없이 연기되지만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가장 빠른 시일 내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에선 부실기업 회생 지원 내용을 담은 기촉법이 부활될 경우 관치금융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여야는 9월 정기국회 중 쟁점법안 처리를 다시 시도키로 하고 기존 논의 채널인 민생경제법안TF의 활동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상임위를 통과한 ICT융합법과 산업융합촉진법을 비롯한 비(非)쟁점법안 38개는 이날 본회의에 올라 표결에 부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