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연설 접한 與 "힘 모으자" vs 野 "내로남불의 전형"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국회방송]

제2야당이자 국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바른미래당의 김관영 원내대표가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당의 역할을 다시금 국민들에게 전달한 가운데 여야가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경제에서는 무모하고 무능하며, 정치에서는 무책임하다"며 "경제정책에선 시장과 싸우는 실험적인 정책을 남발하는 무모함을 보였고, 정국의 여러 갈등 현안들에서는 책임지는 정치 대신 뒤로 숨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소득양극화를 해소하자는 취지와 구호는 좋지만 현실에서는 당초 의도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 중 최악의 결정은 바로 유례없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 강력하게 촉구한다. 소득주도 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고 경제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이 끝나자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여야가 협력해야 할 환영할 만한 제안이 담겼다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원내대표의 연설은 정부·여당으로서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새겨들을만한 분석과 제안, 힘을 모아 협력해야 할 현안들이 제시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의 칼춤에 흔들리지 말고 보수의 대안 정당으로서 정부·여당의 대화상대로 우뚝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박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한 데 대해 "김 원내대표가 한반도 비핵화와 판문점선언 지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을 들고나온 것은 사실상 청와대와 행보를 함께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편인은 "김 원내대표가 한반도 비핵화와 판문점선언 지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을 들고나온 것은 사실상 청와대와 행보를 함께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경협 등 북한과의 관계개선에만 몰두하는 정부의 행태를 국회가 지지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김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일방통행과 한국당의 비협조로 지방선거 동시개헌이 무산됐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개헌 쇼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헌 의지를 폄훼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데 이어 "투쟁력 있는 야당이 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비례대표 의원 3인의 탈당 문제로 인해 바른미래당과 대립각을 세웠던 민주평화당은 박주현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김 원내대표의 연설은 행동이 수반되지 않은 공허한 말들뿐"이라며 "양당에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를 그만두라고 야단치지만, 정작 자신들은 당연히 정리했어야 할 비례대표 당적 정리조차 해주지 않고 있는 내로남불의 전형일뿐"이라고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인식이 한국당과 대동소이하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치 지형의 가운데에 서서 균형을 잡아야 할 바른미래당의 위치 선정이 매우 아쉽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