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 중국사업 철수는 비밀유지와 발표시기 조절이 중요
아래 그림은 중국기업의 사업철수에 있어서 일반적인 인원정리의 흐름을 나타낸다. 전체 직원이 회사와 법률적으로 노동계약관계가 종료되는 날을 D-day라고 하면,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먼저 노동국에 해고상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노동국에 대한 설명은 노동계약의 협상해제인 경우 법률로 강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전에 알리지 않아서 괘씸죄에 걸리지 않도록 인원정리 계획에 대해서 보고할 필요가 있다. 보통 노동국이라고 부르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인력자원 및 사회보장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리해고에 의한 인원정리 방식은 법률로 그 정의와 절차가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다. 노동계약법에는 20명 이상 또는 전체의 10%이상을 해고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정리해고의 규모가 이러한 양적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노동국에 먼저 보고할 것을 추천한다.
만약, 정리해고의 방식을 따르는 경우 D-day(전원해고일) 30일 전에 전체 직원에게 해고통지를 해야 한다. 이때 정리해고에 순순히 동의하고 남은 30일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직원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중에는 회사의 재고나 비품을 마음대로 가져가는 사람도 나타날 것이다.
이런 혼란 속에서 30일 동안 현지법인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30일 전에 통지하는 규정을 엄격히 따르기 보다는 30일분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해고통지일과 전원해고일을 같은 날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즉, 위 흐름도에서 ②와 ③을 같은 날이 되게 하고 대신에 1개월분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법이다.
또한, ②와 ③을 같은 날로 압축한 경우 ①과의 사이에 시간이 길게 되면 ②와 ③을 압축한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①의 다음 날이 D-day가 되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노동국뿐만 아니라 공회나 직원대표회의에 통지하는 것도 이 2일 동안에 하는 것이 좋다. 통지하는 방법도 공회나 직원대표회의에게는 개별 직원에 대한 공지보다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 좋으며, 동의를 얻을 필요는 없지만 들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서명 정도는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D-day 당일의 업무
직원과 노동관계가 법적으로 종료되는 D-day 당일에는 어떤 식으로 업무가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전날까지 노동국에 보고하고 공회나 직원대표회의에 통보하였다면 이미 직원들은 당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일단, 아침 일찍 식당 같은 넓은 곳에 전체 직원들이 모두 모이게 한 후 변호사를 입회시켜서 총경리나 적절한 책임자로 하여금 “여러분, 지금까지 열심히 일해 주셨지만 회사의 업무상황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 최고의결기관이 회사를 청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향후의 절차는 회사가 법률에 따라 진행하겠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경제보상금과 기타의 금전적 보상도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데로 정확하게 지급할 테니 지금부터 설명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십시오”라는 내용을 전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와”하고 언성이 높아질 것이며, “한국모회사가 망했다면 이해하겠지만 한국의 본사는 멀쩡히 살아 있는데 왜 우리만 해고되어야 하는가”라는 원성이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전체 직원들에게 이러한 상황설명이 끝난 후에는 이어서 몇몇 팀으로 구분해서 a팀은 제1회의실, b팀은 제2회의실 이런 식으로 나뉘어 한 사람 한 사람 개별적으로 면담에 들어간다. 회의실에는 현지법인 간부직원과 변호사 등 2명이 대기하고 있으며, 2대1로 면담을 한다. “오늘까지 감사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당신의 근속연수는 6년이며, 기본급이 3000위안이므로 경제보상금을 계산하면 1만8000위안이 됩니다. 회사는 여기에 1개월 정도의 추가 보상금을 책정했습니다. 동의하신다면 이 합의서에 서명해 주십시오”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귀하는 오늘 협상해제를 선택해도 되고, 다음 달에 정리해고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정리해고의 경우 법정의 경제보상금밖에 지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협상해제에 서명하면 경제보상금에다가 1개월치 임금(또는 현금 1000위안)을 추가로 지급합니다”라고 말하면 왠지 모르게 기쁜 마음이 들게 될 것이다.
추가금액의 정도는 회사의 규모나 소재 도시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므로 일률적으로는 아니지만 깜짝 쇼의 형태로 제안함으로써 회사측도 많이 지불해준다는 인상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개별 직원들과 회의실에서 합의한 경제보상금 등은 가능하면 당일이나 다음 날 직원의 급여계좌에 송금해 주는 것이 좋다.
비밀유지와 발표시기
회사의 사업철수를 위해서 직원과의 노동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사업철수 계획을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그 때문에 직원에게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대단히 중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회사의 철수계획과 보상방안의 내용을 발표하기 전에 일정기간 동안 비밀유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다가 일정한 완충기간이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회사의 철수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게 되면 직원들이 이에 반발하여 격렬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회사는 사전에 은밀한 채널로 관련 정보(예를 들면,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한 사업축소 등)를 흘려서 직원들의 반응을 탐색해 보고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노동국 등에 회사의 명칭을 밝히고 문의하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당일에 모든 직원들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다. 노동국 담당자의 친구나 친지를 통해 “당신 회사의 대표가 어제 노동국을 방문해서 회사폐쇄의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고 돌아갔다”는 소문이 돌면 직원들은 경영진에게 불만이 생겨 파업으로 납기에 차질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초기에는 완전히 비밀리에 진행하기 위해서 회사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노동국이나 상무국 등과 물밑 협상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원에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 직원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경제보상금의 액수나 그 후의 스케줄 등에 대해 명확히 해 두고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회사가 사업철수와 보상방안을 발표할 때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사전에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주도 면밀한 자료를 준비하여 직원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직원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배포하는 자료는 회사의 사업철수 배경, 노동관계 종료의 법정사유, 경제보상금의 항목과 지급조건, 인력정리 방안의 합법성(이미 노동국 및 공회와 협의를 거친 내용)에 관한 설명 그리고 관련절차의 구체적 내용을 포함한다. 또한 직원들의 이해부족과 오해에서 기인하는 불필요한 마찰과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서 회사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며, 질의응답 및 필요한 직원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할 수 있다.
파업 등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
직원의 권리의식이 높아짐에 따라서 회사가 보상방안을 발표한 후에 직원은 더 높은 요구사항을 제기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그러나 이미 설정한 보상조건을 양보하게 되면 보상방안의 전체 틀이 무너질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만일 일부 직원이 과격하게 반발하거나 선동을 할 경우 그 직원만 자택대기 발령 등 인사조치를 취하고 차후에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직원들에게 회사의 철수계획을 밝힌 후 직원이 그 조건에 불복하는 경우 파업이나 태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파업 등이 생겼을 경우의 대응도 검토가 필요하다. 노동국이나 사회보장국 그리고 공안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가정하여 어느 단계에서 지원을 요청할 것인지도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파업 등이 발생하는 경우 기존의 납품에 대한 생산계획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만약 영향을 준다면 어떻게 거래처에 대한 납기를 준수할 것인지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
노동관계 종료 후의 잔무처리
직원과 노동관계종료에 대한 협의서를 체결하고, 인원정리가 어느 정도 마쳐지면 회사는 채권채무의 정리나 설비의 매각 등 실물정리를 위한 청산작업에 들어 간다. 청산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보통 1년 동안은 일부 직원을 잔무의 처리를 위해서 남겨 둘 필요가 있기 때문에 청산작업에 필요한 직원의 재고용 계약도 필요하다. 회사는 적절히 재고용 조건을 설정하여 기존의 노동계약을 변경해서 체결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잔무처리 직원은 보통 총경리, 재무담당 및 총무담당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은 총경리 또는 총경리에 준하는 책임자는 청산시작 후에도 1년간은 청산업무에 투입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1년 중 후반은 매일 청산활동에 몰두 할 정도로 바쁜 일은 없지만 자금관리와 인감관리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중국현지법인에 잔류하는 것을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기타 필요한 인원으로서는 회계와 총무가 가능한 직원, 대규모 설비매각이 필요한 경우는 설비담당자 그리고 운전기사 정도는 남겨두어야 한다. 이러한 사항들은 법률적으로 강제하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경험상으로 추천하는 방법이다.
이택곤 BKC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