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DGB 흥국 하나 신한 5개사는 지급여력비율 200% 이하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 가운데 3분기말 현재 지급여력비율(RBC)이 200%에 못미치는 회사가 DB생명 DGB생명 흥국생명 하나생명 신한생명 등 5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금융당국 추진중인 신지급여력제도의 재무건전성 기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별도기준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14개 주요 생명보험사의 3분기 RBC는 232.67%로 전분기 대비 5.73%p, 전년동기 대비 6.3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RBC 200% 미만인 생보사 가운데 DB생명과 DGB생명은 지난해 3반기보다 RBC가 떨어져 재무건성정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DB생명의 3분기 RBC는 169.40%로 전년도에 비해 4.10%p 떨어져 14개 생보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DB생명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3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과 8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을 힘썼지만 RBC비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다음으로 DGB생명이 179.30%의 RBC를 나타내 2분기 대비 12.00%p, 전년동기 대비 5.17%p 감소했다. 전분기보다 RBC비율이 10%p 이상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DGB금융측은 당분간 DGB생명의 자본확충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흥국생명은 189.50%로 2분기 대비 5.10%p, 전년동기 대비 31.89%p 상승했다. 이어 하나생명은 191.75%로 2분기 대비 24.90%p, 전년동기 대비 10.94%p 대비 각각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신한생명은 197.40%로 2분기 대비 2.00%p, 전분기 대비 14.72%p 대비 각각 상승하며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RBC비율이 가장 높은 437.91%로 2분기 대비 0.15%p 상승했다. 하지만 전년동기 501.70%에 비해선 63.64%p나 떨어졌다.
이어 삼성생명이 316.60%로 2위에 올랐다. 이 회사도 전년동기 329.95% 대비 13.35%p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교보생명, KDB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농협생명, KB생명 순으로 높은 RBC비율을 보이며 200% 이상의 비교적 안정적인 건전성을 나타냈다.
교보생명은 291.99%로 2분기 대비 9.21%p, 전년동기보다 36.36%p 개선된 비율을 기록했다.
KDB생명은 지난해 3분기에는 업계 최하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222.90%로 2분기 대비 28.38%p, 전년동기보다 106.77%p 높아지면서 재무구조의 안전성을 개선시켰다.
한화생명은 2분기 보다 1.90%p, 전년동기보다 4.70%p 상승한 221.60%를 기록했다.
이어 동양생명이 213.70%, 미래에셋생명이 212.16%로 전년동기 대비 하락했지만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
농협생명이 206.70%로 2분기 대비 1.90%p, 전년동기보다 11.61%p 하락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4월 5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자본 건정성 강화에 주력했지만 최근 수익성이 좋지 않아 RBC비율이 하락했다.
KB생명은 206.29%로 뒤를 이어 200%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생명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순자산(자산-부채+내부유보자산)을 책임준비금으로 나눈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충족 또는 부족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책임준비금은 보험회사가 청산할 때 가입자에게 돌려주어야 할 돈이다.
금융감독원은 규정상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경영개선권고 등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적용에 대비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150%를 유지하도록 행정지도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오는 2021년 도입 예정이었던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 적용을 1년 연기하기로 결의한 가운데 생보사들은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본확충 준비가 한창이다.
이에따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신지급여력제도 K-ICS 시행이 연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K-ICS가 적용 될 경우 대다수 생보사의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확충에 나섰지만 올들어 금리가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채권 평가손실로 인한 자본의 감소, 예상치 못한 위험액이 증가할 경우 RBC비율이 하락할 것을 고려해 국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로 방향을 바꿨다.
금감원 관계자는 "IFRS17 시행시기 연기로 인해 보험사들이 늘어난 준비기간동안 새로운 결산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IFRS17 논의 경과 등을 참고하여 향후 건전성 감독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추가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도입준비위원회를 통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