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적재조사로 인해 실제 사용 중인 토지 면적이 공부상 토지 면적보다 줄었을 경우 조정금이 지급되는데, 이 조정금을 두고 관계부처 간 세법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를 토지거래로 보고 양도소득세 부과대상으로, 국토교통부는 비과세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 조정금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안)이 국회에 제출·심의가 이루어졌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선 이 같은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재논의 안건으로 분류됐다. 조정금을 양도소득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할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다소 과하다고 볼 여지도 있어서다.
개정안은 지적재조사 사업으로 인해 토지 면적이 줄어들 때 지급받은 조정금을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토지 면적이 넓어졌을 땐 정부가 징수한 조정금을 양도소득의 필요경비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의 지적부가 일제 시대에 만들어졌다보니 실제 점유하고 있는 토지 면적과 공부상 면적이 차이가 있다. 정부는 이런 지적불합치를 바로잡고자 2012년부터 554만 필지에 대해 지적 측량을 새로 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48만 필지에 대해 지적재조사가 이루어졌고, 이 결과 지급된 조정금은 2708억원, 징수한 조정금은 3462억원이다.
사실 토지소유자 입장에선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토지소유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소한 토지면적에 대해 조정금을 받는 부분을 양도로 보고 과세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발의한 이원욱 의원은 "토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서 손해를 보게 되는데도 조정금에 대한 양도세를 납부하게 되면 토지소유자들의 불만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조세저항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세법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에선 과세 논란이 부각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대두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국토부랑 협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
기재위 전문위원실은 세법개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실질적으로 토지소유자의 토지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것은 아니기에, 지적공부상 면적 감소를 양도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하다"는 의견이 제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논란이 뜨겁지만 과세당국은 법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공부상 면적과 실제 면적을 맞추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고 넘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양도소득으로 보고 과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과세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적이 크지 않아 조정금이 적다면 기본공제,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통해 내야할 세금은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8년 자경농지의 경우엔 아예 세금도 없다. 국세청 내부에서도 과세되는 사례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전체 지적재조사 대상 토지 중 약 8.7%에 대해서만 지적재조사가 이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