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제공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의 중립금리 발언이 나올때마다 요동치고 있다.
제롬 파월 美 연준(Fed) 의장이 지난 10월 초 “중립 금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a long way)”란 발언 이후 세계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올해 10월 초 2만6500선에 달했던 다우지수는 중립금리 거론으로 연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코스피 역시 10월 초 2250선을 넘나들었으나 300포인트가까이 급락했다.
파월 의장이 이번에는 뉴욕 이코노믹클럽 강연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중립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just below)”고 말했다.
다우지수는 파월 의장 발언 하루 만에 617포인트 올랐고 코스피를 비롯해 주요 세계시장 주가가 상승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인 금리수준을 말한다.
중립금리는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정확한 실제금리가 아니며 이론상으로만 존재하지만 파괴력은 막대했다.
중립금리는 정책적으로 경기부양 정책이나 경기과열에 다른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긴축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물가상승률과 잠재성장률 그리고 정책금리와 실질금리 사이의 스프레드 등을 감안한여 중립적인 상태를 말한다.
파월 의장의 첫 중립금리 발언 이후 1개월여 지나고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 금리인상 속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의 고용은 실업률이 4개월 간 3.7~3.8%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임금 지표는 강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임금상승률은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3%를 상회하며 완전 고용 상태에 접어들었다.
물가 역시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연준이 경제 관리자로서 설정한 중간 목표인 물가와 고용의 임무는 모두 완수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기 여건에 큰 변화가 없지만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발언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스탠스를 유지하지만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도 “기준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면 불필요한 경제 성장 축소를 야기할 수 있고 너무 늦게 올리면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기대치가 올라 비용이 들어 장기적으로 재정안정성 위험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역할을 하는 국제유가도 1년여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고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를 더 낮추라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하고 있다.
브렌트유가 60 달러가 붕괴됐고 서부텍사스유도 50 달러 수준에서 턱걸이하고 있다. 유가가 낮아지면 물가 상승 요인이 한결 덜하게 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Fed는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Fed가 내년 추가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중립금리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ed는 올해 들어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해 현재 연 2.00~2.25%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이달 금리를 올리면 2.25~2.50%에 이르게 된다.
미국의 금융 관계자들이 보고 있는 중립금리 수준은 2.75~3.0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금리를 올리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아래에 와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미 Fed가 기준금리를 2~3회 인상하려는 방침을 바꿔 1회 정도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