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종영한 의학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이기에 당연히 극적인 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 수술 시 사망 확률이 높은 환자들의 경우 받기를 꺼리며, 그러한 병의원 운영 방침을 따르지 않는 의사들에게 불이익이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 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을 '병의원의 수익'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시키고 있다. 물론 드라마이다. 하지만 그만큼 병의원의 생존과 성장에 있어 중요한 것이 병의원 수익임은 부정할 수 없다. 분명 병의원도 수익이 있어야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개원하는 병의원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개원하겠지만 대부분 성장과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 원장들은 1주일에 평균 50시간 이상을 진료실에서 고객을 진료하고 있고 진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없는 시간도 만들어 '학회', '세미나' 등에 참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머리로는 늘 고객 수, 매출액, 인건비 등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7년 전 전남에서 Z정형외과를 개원한 성 원장은 몇 년간 내원 고객 수와 매출 정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야 했다. 물론 개원 후 1년 6개월 정도는 늘어나는 고객 수와 매출액으로 즐거움도 느꼈었다. 재내원한 고객이 함 원장 덕에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보람도 느꼈었다. 하지만 그 후로 약 3년 간은 계속해서 답보 상태였고, 매출도 정체되었으며, 이탈하는 직원마저 생기기 시작했었다. 그 시기 함 원장은 무력하기만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당시 성 원장에게 필요한 것은 병의원 경영 역량이었다. 그리고 경영 역량으 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성공한 중소기업들이 많아졌다. 그 러한 중소기업도 기술 또는 새로운 아이디어만 보고 창업한 경우가 많았기에 사업자금을 융통 해야 했고, 거래처를 발굴해야 했다. 당연히 중소기업 대표들은 365일을 사업장에서 거의 살다 시피 할 정도 열정적으로 일해야 했다. 그 덕에 기업은 일정 부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떤 분야보다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열정만으로 성장을 지속시키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즉 고객과 시장은 늘 변화하기에 잠시라도 경쟁 기업보다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면 뒤처지게 된다. 따라서 중소기업 대표들은 항시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계속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수익•지출 및 직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즉 경영 역량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병의원도 동일하다. 성 원장도 뛰어난 진료 수준과 과목으로 개원을 했을 것이며 수익을 창 출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진료했을 것이다. 그러다 일반 기업 대표들처럼 성장 정체의 어려움을 경험했을 것이다. 따라서 성 원장에게 그 당시 필요했던 것은 기업 대표들의 경영 역량이었다. 이에 성 원장은 선배, 동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두 가지를 중점으로 역량을 키워나갔다. 즉 병의원의 성과 측정과 체계화였다.
병의원도 사업이다. 따라서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목표 달성은 앞 서도 언급했듯이 열정만으로 달성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반드시 수치화되어야 한다. 그 래야 직원의 역할이 명확해지고, 행동을 유발시킬 수 있어 성과가 창출될 수 있다. 아울러 수치로 된 성과가 있어야 직원을 평가 보상할 수 있어 지속적인 원동력을 만들 수 있다. 이에 성 원장은 개원 후 약 2년간 축적된 고객 내원수, 재방문 고객수에서부터 매출 증가율,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 의료품 관리, 고객만족도에 이르기까지 병의원 데이터를 1)고객의 니즈 2)매출 정체 원인을 중점으로 분석했다.
즉 매출 분석을 통해 기간별 매출 흐름을 분석했고, 병의원의 부가가치를 파악했다. 즉 Z정형외과의 강약점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특정기간에 어떤 고객이 내원했으며 고객 당 매출을 계 산할 수 있게 되어 매출증가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으며, 병의원 경영에 대한 낭비적인 요소를 잡아낼 수 있었다. 그 예로 성 원장이 매출을 분석해보니 성 원장의 생각과 달리 아파트 지역의 고객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성 원장은 반대편의 상가와 사무실 지역에 마케 팅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즉 성과와 전혀 다른 마케팅을 실행했던 것이며 그로 인해 고객 수와 매출은 정체되었으며, 오히려 마케팅 비용만 낭비했던 것이다. 이처럼 병의원 데이터 분석은 신규와 기존 고객의 비중, 객단가 분석으로 신규 고객을 어느정도 늘려야 할지, 기존 고객을 통해 매출을 몇 퍼센트 증가시켜야 할지, 그리고 노후된 의료기기를 구입해야 할지와 병의원의 자금과 인력 활용의 낭비 요인을 제거할 수 있게 해주는 기본인 셈이다.
결국 성 원장이 취했던 행동은 병의원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시 말해 성 원장은 그 당시 병의원 경영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나 기법을 알지 못했지만 병의원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Z성형외과의 차별성을 인식시키는 방안을 찾게 된 것이다. 이후 성 원장은 직원과 함께 지속적으로 병의원 운영을 데이터화하였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사업 계획과 실행 전략을 세웠다. 물론 처음에는 직원들이 생각만큼 따라주지 못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운영 결과를 수치로 보여주고 공유하자 원장과 직원은 무엇을 해야 할지,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알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경영은 어찌 보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원장들은 경영학의 지식, 기법을 먼저 떠올리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함 원장처럼 현재 데이터를 분석하여 문제점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