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 출신…문 대통령 신임 두터워
중책인 주중 대사 맡았던 노영민, 분위기 쇄신 위해 靑 입성 유력
◆…새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른 노영민 주중 대사가 지난해 11월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자서전 '운명' 중국어판 출판 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내주초 또는 늦어도 후반까지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면서 새 비서실장 후보로 유력하게 떠 오른 노영민 중국대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공무상 청와대 외압 주장 파문' 등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공직 기강해이, 데드크로스 상태까지 빠진 대통령 지지율 하락 등 국정 운영 동력 약화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선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당정청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 3년차를 맞아 이런 관점에서 비서진 개편을 통해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고 경제 활력 제고와 정책 성과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일 "비서실장·정무수석·국민소통수석 세 자리에 대해 복수의 후보군을 두고 검증 중인 것으로 안다"며 "발표 시기는 이르면 내주 후반, 늦더라도 내달 2∼6일 설 연휴 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안팎에선 비서진 개편이 상당히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인해 국정 쇄신 필요성이 더욱 강하게 제기됐고, 임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진들의 재임 기간이 다른 때보다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강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문 대통령으로서도 교체 시기를 당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임 비서실장의 경우 재직기간이 1년 7개월이 넘어 이전 정권에서의 비서실장 평균 재임기간 1년을 훌쩍 넘긴 상황인데다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도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쯤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마찬가지로 청와대 비서진 중 적지 않은 인사들이 내년 총선거 출마를 위해 늦어도 올 상반기에는 청와대를 떠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 비서실장에는 노영민 주중대사와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조윤제 주미대사와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등도 회자된다.
그러나 이들 중 노 대사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사는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장을, 2017년 대선에서는 조직본부장을 지내면서 문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있다.
노 대사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으나 학생운동으로 졸업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연세대 구국선언서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고, 풀려난 후에도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제적됐다.
이후 노동 현장에 투신해 서울에서 중소기업 노동자로 일하다, 고향인 청주로 내려가 노동자를 대변하면서 자신이 직접 회사를 설립해 경영하기도 했다.
노 대사가 정치에 뜻을 두게 된 것은 1997년 정권교체 민주개혁 충북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였다. 이후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원으로 정계에 입문, 17·18·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3선 의원이 됐고, 문재인정부 출범 후 4대 중요국인 주중대사로 임명됐다.
현재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지만, 예초부터 문 대통령과 정치적 노선이 일치한 것은 아니었다. 노 대사는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계파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사무총장을 맡을 정도로 이쪽 핵심 인사였다.
문 대통령과는 노무현정부 시절 대통령정책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2년 문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민평련 출신 인사들을 중용할 때, 노 대사가 문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핵심 측근으로 전격 부상했다.
2012년 대선 때의 인연을 바탕으로 2017년 대선에서는 선대본부 조직본부장을 맡아 문재인 선거 캠프 조직을 진두지휘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이 때문에 친문 세력의 선두주자로 꼽히면서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찌감치 거론됐다.
매사 합리적인 성품과 의원 시절 당 내에서도 중도적 성향으로 적이 많지 않은 노 대사였지만 역경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대 국회 후반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중 피감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강매했다는 의혹을 받아 논란이 됐다.
노 대사는 결국 당내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본인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산업통상자원위원장직을 내려놓기도 했으나 '국회의원 갑질 논란'에서 벗어나질 못함으로써 정치 경력에 큰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만일 노 대사가 비서실장에 임명될 경우 이 부분이 야권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수 있는 오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일 노 대사가 새 비서실장이 된다면 문재인정권 2기 청와대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점쳐진다.
여권에 따르면 노 대사는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정치 전문가로서의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고 한다. 당시 민주통합당 내 친노와 비노 갈등구조를 깔금하게 해결하고 당의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이후 문 대통령의 신임이 더욱 투터워졌다고 한다.
노 대사는 2017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경선 캠프와 본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경선에서 결선없는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노 본부장의 역할이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결국 문재인정부 탄생의 1등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노 대사가 차기 비서실장으로 부상한 데 대해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노영민 대단한 사람이다. 과거에 민주화 운동을 참 대차게 했고 시인이며 미술에도 해박하다. 화집에 대한 해설서도 내고 그랬는데 지난번에 시집 낸 게 억울하게 무슨 돈 받고 (판매)했다고 해서 출마도 못 했는데, 대단히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 선거 때는 실질적인 지휘를 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을 중국대사로 보냈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 스스로도 '현안에 대해 거리낌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노 대사가 문재인정권 2기 청와대 안방에 입성하여 '왕실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울러 노 대사를 신임 비서실장으로한 참모진 쇄신으로 '데드크로스'에 까지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하고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을 국민들께서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약속이 지켜질 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現 주중 대사) 프로필
•청주고, 연세대(경영학) 입학
•연세대 구국선언서사건, 긴급조치9호 위반(2년 복역) 퇴학
•민족의 화해 평화 통일을 위한 대축전 충북추진본부 공동대표 역임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원(1999년) 정계 입문
•새천년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청주흥덕지구당 위원장, 중앙당 당무위원
•제16대 대통령선거 노무현 후보 선대위 충북본부장(2002년)
•열린우리당 행정수도이전대책위원회 위원장(2003년), 대통령정책실 '신행정수도건설 추진기획단' 자문위원
•제17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청주 흥덕구을),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
•열린우리당 사무부총장, 지방행정체제개편 추진기획단 위원
•제18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청주 흥덕구을)
•문재인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2012년)
•제19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청주 흥덕구), 자원외교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조직본부장 (2017년), 주중대사 (2017년 1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