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행정관이 참모총장 불러내 군 인사 시스템 문의? 장성진급 대상자도 배석"
靑 "김 총장, 시스템과 인사철학 설명···개별인사 논의한 적 없어"
◆…청와대는 KBS가 6일 '전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2017년 9월 장성인사와 관련, 김용우 육군참모총장과 모처에서 비밀회동을 갖고 장성인사청탁을 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개별 인사에 대해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사진=국방부)
군 인사 관련 자료를 반출했다가 분실한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사고 당일 국방부가 아닌 외부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과 만났으며, 이 자리에 장성진급 대상자가 배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6일 KBS에 따르면,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 모 전 행정관은 회의 목적상 필요하다고 판단, 군 장성 인사자료를 청와대 밖으로 반출했다고 해명했다. KBS 취재결과 당시 정 전 행정관이 만난 사람은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었다.
정 모 행정관과 김 총장은 2017년 9월 토요일 오전 국방부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당시 이 회의에는 정 전 행정관과 청와대 안보실에 파견된 육군 대령 심 모 전 행정관도 참석했다.
김 총장은 "정 전 행정관이 육군 인사 선발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다"며 "먼저 만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본부 인사처 실무자급에게도 확인할 수 있는 군 인사 선발 절차를 듣겠다며 육군 최고 책임자를 외부로 불러냈다는 것이다.
KBS는 "육군은 비공식회의가 있기 전인 7월, 후반기 장군 진급이 가능한 대상자 명단을 국방부에 넘겼고, 이들이 만난 9월은 장성급 인사 절차가 한창 진행되던 예민한 시기였다"며 "장성 진급 추천권을 가진 참모총장과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사전에 비공식 회의를 가진 것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KBS는 더 나아가 "장성 진급 대상자에 대한 검증 업무는 정 전 행정관의 고유 업무도 아니었다“며 ”더구나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또 다른 행정관(심 모 대령)은 본인 스스로가 진급 심사 대상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총장은 문제가 된 비공식 회의에서 장성 인사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KBS는 전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함께 한 청와대 국가안보실 소속 심 모 전 행정관은 "당시 인사자료를 가지고 의견을 교환한 뒤 헤어졌다"며 "이후 정 전 행정관이 자료가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말해 당시 군 인사관련 협의가 오간 것으로 확인했다.
KBS는 "인사수석실 정 전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건 없지만 주로 대령급 인사가 업무상 주 협의대상이었다는 게 군 안팎의 설명"이라며 "더욱이 정 전 행정관과 동행한 심 모 행정관은 군 파견인사로 본인도 차후에 있을 준장 진급대상에 포함돼 있는 상황이었다. 심 모 행정관은 같은 해 12월에 진급했다"고 인사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김 총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의 군 인사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밤 문자메시지를 통해 "2017년 9월 만남은 군 인사를 앞두고 담당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에게 군 인사 시스템과 절차에 대해 조언을 들으려고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며 "담당 행정관은 군 인사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군 사정에 밝지 않은 형편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 자리에서) 김 참모총장은 인사선발 시스템(진급 심사 시 갑·을·병반 운영 등)과 자신의 인사 철학에 대해 설명을 했다고 한다"면서 "개별 인사자료에 대해서는 본적도 없고, 논의한 적도 없다고 한다"고 군 인사자료 협의 사실을 부인했다.
또한 "만남도 카페에서 20분가량 짧게 이뤄졌다"며 "KBS도 기사에서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건 없지만...'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정상적인 만남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KBS는 심 모 행정관의 12월 진급이 부적절한 듯 보도했다"면서 "그러나 9월 당시는 중장·소장이 인사 대상였다"고 대령급 승진은 대상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김 대변인은 "심 모 행정관의 준장 진급은 12월말에 이뤄졌고, 준장 진급 심사는 11월~12월에 걸쳐 이뤄졌다"며 "더욱이 심 모 행정관은 정규 진급이 아니라 2년 임기제 진급이고 2년 보직 뒤 퇴역하는 게 일반적인 인사"라며 인사청탁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울러 "KBS보도는 '민정수석실에서 담당하며 인사수석실에서는 개입하지 않는다'라고 보도했으나 대통령이 임명하는 인사는 모두 인사수석실 담당"이라며 "군 인사도 당연히 인사수석실에서 담당한다"고 일상적 업무임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