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틀연속으로 군사행보에 나섰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16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를 방문한 모습. (사진=더 팩트)
북한이 제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첫 정상외교 상대를 한국이 아닌 러시아로 택하면서 외교 채널 다각화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로선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17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이달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오는 26~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하기에 앞서 김 위원장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제 14기 제 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외교 채널 다각화를 시사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적대세력들의 제재해제 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북한)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모든 나라들과의 친선과 협조의 뉴대(유대)를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으로선 하노이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강도높고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우선돼야만 국제 제제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전통적 우방국인 러시아를 통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러시아로 급파한 것도 북러 결속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비건 특별대표가 러시아 당국자들을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7∼18일 모스크바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을 만나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해제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행은 남북미 대화 틀 안에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려던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 노력에 적지않은 지장을 줄 것으로 보여 향후 북미-남북 대화에도 큰 틀에서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