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8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8일 한국경제가 장기간에 걸쳐 목표 수준을 큰 폭으로 하회하고 있는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은 이날 한국은행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은 모두 포기할 수 정책과제며 중장기적 물가안정은 통화당국 이외에 감당할 수 있는 정책당국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장기금리가 향후 0% 수준으로 하락해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점에 경계했다.
조 위원은 “2000년 이후 10년물 국채금리가 4~5%p 하락했는데 이 중 절반이 인플레이션 하락에 기인했다”며 “현재 같은 추세라면 장기금리가 0%에서 멀지 않은 수준까지 하락해 전통적 금리정책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우리에게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이 지난 2012년 이후 목표 수준을 하회해 왔다”며 그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타게팅'이 요구하는 통화정책에 비해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해 온데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인플레이션 전망을 지속적으로 상향편의 했고 인플레이션은 낮으면 좋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통화당국의 정책방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조 위원은 또 '금융안정에 유의'하는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비대칭적으로 운용될 개연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통화당국이 금융안정에 유의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은 높은 반면 인플레이션이 높을 경우엔 금융이 지나치게 안정돼 있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경우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
그는 “통화당국은 이러한 긴축 기조를 잠재적 금융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해 왔으며 낮은 인플레이션을 선호하는 일반 여론은 이러한 설명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조 위원은 한국은행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과정에서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으로 분류된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0.25%p 금리 인상을 결정했을 때에도 소수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