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껄렁한 물물거래·인적교류로는 대화 재개 안해"
"개성공단 재가동, 美 승인사항 아냐"
◆…북한 중앙TV가 지난 10일 공개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12일 우리 정부의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 방침을 '생색내기'라고 비난하며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하고 나서 남북간 대화 재개가 더욱 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북남선언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주변 환경에 얽매여 (평양)선언 이행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뒷전에 밀어놓고 무슨 '계획'이니, '인도주의'니 하며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나 하는 것은 북남관계의 새 역사를 써 나가려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이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이어 "겨레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몇 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놓고 마치 북남관계의 큰 전진이나 이룩될 것처럼 호들갑을 피우는 것은 민심에 대한 기만이며 동족에 대한 예의와 도리도 없는 행위"라며 "시시껄렁한 물물거래나 인적교류 같은 것으로 역사적인 북남선언 이행을 굼때려(때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진실로 민족문제의 당사자로서 북남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면 사대적인 외세추종 정책과 대담하게 결별하여야 한다"며 "북남선언 이행에 적극 달라붙는 것으로 민족 앞에 지닌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진정한 태도와 올바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개성공업지구 재가동 문제는 미국의 승인을 받을 문제가 아니다"라며 "역사적인 북남선언을 고수하고 이행하려는 원칙적인 입장과 자세와 관련된 문제"라며 개성공단 재가동 촉구를 주장했다.
매체는 이어 "남조선 당국은 '제재의 틀' 안에서 공단을 재가동할 수 있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며 고위 당국자들을 연이어 미국에 보내 공단에 대한 '제재 면제'를 떠들고 있을 뿐"이라며 "자체의 정책결단만 남아있는 개성공업지구 재가동을 미국과 보수패당의 눈치를 보면서 계속 늦잡는(늦추는) 것은 북남관계 개선에 모든 것을 복종시킬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는 13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대남선전매체들을 통하여 이 같이 인도주의 식량지원보다는 개성공단재가동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어차피 식량지원은 유엔 안보리 승인 없이도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 보다는 어려운 북한 경제 상황을 좀 더 개선시킬 수 있는 개성공단 쪽으로 주의를 환기시키는 차원의 전술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결국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은 인도적 차원에서의 대북 식량지원이 단행되더라고 이것을 빌미로 남북간·북미간 대화를 재개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앞서 미국 행정부 내 대표적 매파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하기를 원한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지만, 대통령이 말했듯이 김 위원장은 지금 당장 협상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계속 굳건히 서 있을 것"이라며 '완전 비핵화(FFVD)후 대북제재 해제'라는 기존 노선엔 변함이 없음을 강조한 바 있어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대화 프로세스는 여전히 안개 속을 걷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