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는 앞으로 뇌영상검사(MRI∙CT) 결과를 이유로 치매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지 못하게 됐다. 치매 보험금을 둘러싸고 보험사와 보험계약자간 분쟁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치매보험 약관이 바뀐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치매보험 약관 개선안을 2일 발표했다. 대한치매학회에 '치매 진단기준' 등에 대한 의료자문 결과 등을 바탕으로 상품감리를 실시하고 약관 개선방안 마련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보험사는 MRI∙CT 등 뇌영상검사가 없어도 경증 치매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치매진단은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등 치매 전문의의 진단서에 의하도록 제한했다. 병력청취, 인지기능 및 정신상태 평가, 일상생활능력평가 및 뇌영상 검사 등의 종합적 평가에 기초하도록 했다. 다만 보험사는 보험소비자의 도덕적 해이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전문의가 실시한 검사결과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소비자들은 '전문의가 실시하는 인지∙사회 기능 검사'인 CDR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Scale)'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으나, 일부 보험사는 MRI 등 뇌영상검사상 이상소견을 필수 조건으로 요구해 보험금 분쟁요인이 될 우려가 높았다.
한편 합리적 근거 없이 약관에 치매보험금 지급조건으로 추가된 특정 치매질병코드 및 약제투약 조건 등도 삭제된다. 다만 보험료 산출 시 사용된 보험금 지급통계 등에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약관상 특정 치매질병 코드 조건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치매학회 의료자문 결과에 의하면 현재 의학적․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치매질병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표로 분류하기 곤란한 경우가 있고, 치매약제 투약사실 등은 치매진단 시 필수 조건이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보험사는 약관상 치매보험금 지급조건으로 특정 치매질병코드에 해당되거나, 치매 약제를 일정기간(예: 30일 이상) 처방받을 것을 추가 요구해 왔다.
금감원은 오는 7월 중 약관 변경 권고를 통해 10월부터 개선안을 반영한 치매보험 상품이 판매되도록 할 예정이다.
기존에 판매된 상품은 감독행정을 통해 'MRI등 뇌영상검사상 이상소견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특정치매질병코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유로 치매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지 않도록 각 보험사에 지도할 방침이다.
또 보험사가 치매보험금 지급조건을 '보험계약안내장'을 통해 기존 계약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보험협회 '상품공시 시행세칙'을 올해 3분기 중으로 개정하고, 보험사 홈페이지에도 별도 안내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치매 보험금 지급 및 소비자 안내 등의 적정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검사국 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