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VOA 방송, 주한미군 출신 전문인터뷰 실어
전 미8군 사령관 "최근 삐걱대는 한일분쟁 시험, 美는 동맹 경고함 강조해야"
맥스웰 선임연구원 "한미일 동맹관계 마찰 위한 의도적인 행동"
와일더 전 백악관 보좌관 "KADIZ는 위법 아니나, 영공 침범은 심각한 문제"
◆…23일 KADIZ 진입 및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확인된 러시아 군용기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지난 23일 발생한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에 대해, 한·일간 갈등을 틈타 시행된 '의도적 도발'로 규정했다. 한·미·일 삼각공조에 균열을 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주한미군 출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중국과 러시아의 철저히 계산된 전략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즉 중국과 러시아 공군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이나 독도 영공을 구분하지 못하고 비행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8군 사령관을 지낸 버나드 샴포 예비역 중장은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북아시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시에 최근 삐걱대는 한·일 무역 분쟁을 시험해본 것 같다"고 말했다.
샴포 전 사령관은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미국 정부가 강력한 목소리로 적대 행위를 규탄하고 동맹의 견고함을 강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특수전사령부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한미일 동맹관계의 마찰을 일으키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인들은 정말 한국과 일본 사이에 더 많은 마찰의 씨앗을 뿌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계속하기 보다는, 이번 사건을 동북아 안보 상황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의 도발이 한국과 일본 안보에 경종을 울려, 한국과 일본이 역내 전략적이고 군사적인 조율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중앙정보국 CIA 동아시아 지역전문가 출신인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보좌관은 "엄격히 구분하면 '방공식별구역'과 '영공'은 다른 개념"이라며 "방공식별구역 내 비행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한국 국방부의 발표대로 러시아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면 상당히 큰 문제"라며 "현 국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영토 분쟁 한복판에 끼어드는 것은 도발적이고 불필요하며, 걱정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만약 러시아나 중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이 사실로 판명날 경우 두 나라는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VOA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건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역내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는 게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이를 견제하려면 미-한-일 3국 공조와, 특히 한국-일본 간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