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승 한은 총재와 김양수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고가는 등 감정이 섞인 언쟁도 벌어졌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한은이 통화정책을 제대로 썼다면 200조가 넘는 돈이 (부동산으로) 나갈 수 있었겠냐"면서 "총재의 그런 생각이 부동산 문제를 야기했다. 한은 총재가 어떻게 그렇게 교과서적으로 단편적으로 생각하는지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온천지가 부동산 가격급등 때문에 이야기 하는데 한은은 부동산과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단 한 건도 내놓지 못하는 등 이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고민한 흔적이 없다"면서 "정부의 부동산대책 실무기획단에도 참여를 못하고 모든 결정은 청와대에서 나온다"고 공격했다.
김 의원은 박 총재가 답변을 하려고 하자 "할 말만 하고 안 할 말은 하지 마세요. 얼마나 무시당하나요"라고 비꼬았다.
이에 박 총재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부동산 투기억제에 앞장선 나라가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총재의 답변에 김 의원은 "온 국민이 열병을 앓고 있는 나라가 어디냐. 한은 총재냐 세계은행 총재냐"고 받아쳤다.
박병석 의원(열린 우리당)도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대책 미흡'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총재는 "부동산 거품문제는 주택담보대출과 연관이 있고, 주택담보대출은 금리와 연관이 있다"면서 "저금리 정책이 부동산 가격상승의 한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시인한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또 고가주택 부동산 담보대출 제한 등 부동산 가격 급등을 사전에 억제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데 왜 시행하지 않았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금리가 부동산 하나만 보고한다면 전적으로 뜻을 같이 하겠다"면서 "그러나 금리정책을 부동산 가격 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운영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박 총재는 특히 "금리 결정에 있어 물가, 자원배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며 부동산은 고려 대상은 되지만 직접적인 결정 요인으로는 세계 어느 나라도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도 "한은이 미시정책 조절권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총재는 "미시적 정책수단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도 "한은의 부동산 정책 분석보고서는 8.31대책에 대한 '新 용비어천가'"라며 "8.31 대책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예측한 바가 없나. 어떻게 이번 대책의 문제점이나 부작용에 대한 분석이 없나. 완벽한 대책이기 때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또 "지난 6월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25조원으로 2001년에 비해 123%, 69조원이나 늘어났다"면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드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해 부동산 투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집중되고 이로 인해 부동산 투기화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금융기관은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확대로 부동산 투기를 조장했다"면서 "한은은 왜 이를 방치했냐"고 추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