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이번 감사대상에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지원 받고도 자금 상환은 하지 않은 채 임직원 임금만 크게 올려버린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우리지주의 자회사 ▲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이 포함돼 있다.
감사원은 6일 "오는 10일부터 금융 및 건설공기업과 그 자회사 등 47개 기관에 대한 감사착수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82개 정부산하기관, 내년 하반기 지하철공사 등 지방공기업 97개 등 총226개 기관에 대한 대규모 기획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재정금융·산업환경·건설물류·자치행정감사국 및 특별조사국 등 5개국 170명의 정예인력과 금융감독원 등 외부인력 30명의 지원을 받아 총 200명 규모의 '공공기관혁신 기획감사단(단장 박종구 1차장)'을 구성했다.
감사원은 특히 지금까지 공기업 등의 병폐로 지적돼 온 납품과 공사 등을 둘러싼 비리색출을 위해 20명 규모의 비리정보수집팀도 구성, 부정·비위정보수집 및 암행감찰을 내년말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감사 배경과 관련 박종구 1차장은 "지난 9월부터 한달동안 예비감사를 벌인 결과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은 정부주도의 개혁에서 자율개혁체제로 전환된 이후 정부의 관리감독이 느슨한 틈을 이용, 도덕적 해이현상이 재현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경우는 설립목적에 따른 대출규모가 30조원 규모인데 비해 약40조 상당의 자금을 회사채를 사들이는 등 민간고유업체인 증권사들과 경쟁하고 있으며, 이미 사채시장의 25%를 점유하는 등 사채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또 토지공사의 경우 고유목적사업 외의 사업에 뛰어들어 짭짤한 수입을 얻자, 공기업이 폭리를 취했다는 비난을 의식해 회계장부를 꾸며 수익을 줄이는 등 민간기업 뺨치는 '역분식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철도공사 등 일부 공기업은 파생상품 사업에 나서 1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며, 주택공사는 임직원 자리마련을 위한 자회사 남설을 넘어 자회사와의 수의계약 등 부당 내부거래로 100억대를 부당하게 지원하기도 했다.
이밖에 우리금융지주나 우리은행 등의 경우 정부의 막대한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상황에서 회장의 연봉이 12억원을 웃도는가 하면 올해 임직원 급여가 30%나 인상,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공적자금을 지원 받은 은행의 고임금 구조를 깊숙이 파헤칠 계획이다.
박종구 차장은 "은행의 고임금 구조와 관련해선 이번 감사를 통해 생산성과 보수와의 관계를 연구,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생산성을 초과한 급여나 직무에 합당치 않은 임금구조에 대해선 타당한 개선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차장은 "토지공사나 주택공사는 원가산정 부분과 함께 매각토지가 어떻게 시장에서 거래됐는지 추적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차장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이들 공사는 주택가격안정에 기여하는 당초 목적과는 달리 오히려 시장에 편승해서 너무 수익성만 추구했으며, 수익을 얻기 위해 부동산 구매에 매진하다보니 되레 부동산값을 올린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든다"고 지적했다.
박 차장은 이어 "이번 감사에선 ▲효율적인 지배구조 구축 및 운영 ▲주기능·주임무 수행의 적정성 ▲자회사 설립 및 관리 ▲예산·조직·인력운용 등 4개 분야에 대한 중점적인 감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자금대출에 나서야 할 중소기업은행이 오히려 가계대출로 수익을 올리는 등 공공기관이 '돈이 되는 일이면 무엇이든 한다'는 식으로 추진한 공공기관 설립목적 외의 사업은 이번 감사를 통해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것이 감사원의 의지다.
박 차장은 "이번 감사에서 경영 및 혁신역량이 부족한 경영진은 임용권자에 인사참고자료로 제공하고, 내부통제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감사에 대해선 교체권고권을 적극 행사하는 등 책임을 엄중히 추궁할 것"이라며, "남설된 자회사의 경우는 존치여부를 판단, 정리나 통폐합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및 정부산하기관에 대한 대대적 기획감사를 추진한 것은 감사원 설립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원의 금융공기업 감사에는 재정금융감사국 제3과 직원 15명과 금융감독원에서 파견된 15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되며, 10월과 11월 2달간의 감사를 거쳐 내년 1월 감사결과가 발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