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경제적, 제도적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칭화 유니그룹(Tsinghua Unigroup)의 디램 생산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메모리 자급자족을 목표로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설립한 칭화 유니그룹은 지난달 27일 충칭 정부와 'D램 생산을 위한 R&D(연구개발) 센터 건립 및 웨이퍼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말 생산라인 건설에 착수해 2021년 완공키로 했다.
반도체 전문 분석회사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이번 계약이 메모리 공급을 완전히 국산화 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이러한 결심을 더욱 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칭화그룹은 지난 6월30일 댜오 시징(Diao Shijing)을 회장으로, 찰스 카오(Charles Kao)를 최고경영자에 앉히며 D램 사업부를 창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는 칭화그룹과 중국 정부가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디램 사업부가 직면한 첫 번째 과제는 공정기술의 개발로 칭화 내부에는 핵심적인 전문 지식을 지닌 외부 협력사가 없기 때문에 생산측면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룹 내부에 IC(반도체) 설계 자회사(유니그룹 궈신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메모리 설계를 지원하는 R&D 기능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디램 생산 공정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3~5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충칭 공장이 계획대로 2021년 완성돼 소량 생산을 시작하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는 데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시간의 단축 여부는 인재를 영입하는 카오 최고경영자의 역량에 달려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카오의 5년 임기는 공장이 완공되기도 전인 2020년에 끝나므로 연장이 되지 않는다면 이 역시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칭화유니그룹이 디램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성공에 의문을 나타내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초에 디램 개발 계획을 세우고 개발에 나섰지만 산업성장과 지역 균형발전 및 낸드플래시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보류됐다.
칭화 그룹이 디램으로 가시 전략의 중심을 전환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이마이크론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푸젠진화반도체(JHICC)에 대한 기술수출 제한조치를 취함에 따라 생산일정과 R&D(연구개발) 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 다른 중국의 디램 제조업체인 CXMT는 올해 말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2020년 말까지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칭와유니그룹이 디램 개발과 생산에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국가의 지원을 받는 기업으로써 미국의 금수조치에 따른 공급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