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2일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를 두고 여야 간 큰 시각차를 보였다.
야당에서는 가계의 소득을 늘려 내수 소비를 촉진해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성장률이 저하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복지' 분야가 큰 비중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퍼주기 복지를 통해 우리나라도 베네수엘라 사태를 답습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반면, 여당은 대외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 재정이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확장적 기조를 유지해 경기부양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에 대한 국감에서 "성장률을 보면 재정을 써서 부양을 해주는데 민간은 감소했다. 세금주도 성장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는 복지지출이 많이 늘어난다. 결국 이런 식으로 재정만 확대해서 베네수엘라와 같이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소주성'을 버리고 경제정책의 방향성을 전환하라고 촉구하면서, 한국당에서 만든 '민부론(民富論)'을 참고하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경제성장률이 역대 최저로 떨어지고, 생산·투자·수출·소비 다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성장정책이 아니다. 분배정책이라고 하든가 인권정책이라고 해야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은 "베네수엘라 꼴이 안 나려면 민부론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러한 한국당의 언급에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우리 경제를 베네수엘라 경제에 빗대는 것은 자기비하적 지적"이라며 "베네수엘라는 우리와 복지제도, 산업구조, 대외여건 등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재정정책 관련해서는 "축소로 갈 것이냐, 확대로 갈 것이냐로 본다면 선순환 구조로 가기 위해서는 재정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여당도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은 "현재 경제상황에서 과감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필요시 재정적자를 감수해서라도 재정을 늘리고,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일자리사업 등 경기부양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승희 의원도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재정건전성이라든지 국가신용도 보다 불확실성을 제거하는데 확장적 재정을 해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저성장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확장적 재정 기조로 인한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는 따라붙었다. 실제 내년 국세수입은 292조원으로 올해(294조8000억원)보다 줄어드는 '세수불황'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당 윤영석 의원은 "현재 복지정책을 유지한다고 해도 고령화로 인한 지출이 늘어나는데 건전성에 문제가 없느냐"며 "40% 설정한 국가채무비율을 자꾸 수정하고 파기하려는 건 위험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우리나라 정부부채 비율이 OECD 전체 국가 중에서 4번째로 양호하다"며 "과거 정부를 보더라도 재정이 성장에 기여했는데, 지금와서 재정역할을 도외시하고 축소해야 한다는 건 그야말로 내로남불"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5개(2019~2023년)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GDP대비)국가채무비율은 46%를 목표로 제시했다"며 "내년에 30년을 내다보는 장기 재정전망의 결과가 나온다. 나름대로 재정준칙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