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조세도피처로 848조원 유출
재산은닉 수법 복잡·지능화되는 추세라는데...
국제거래조사 인력 45%는 '경력 2년 미만'
◆…(자료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실)
조세도피처(Tax Haven)를 이용한 재산은닉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수법도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세청 내 조사인력 절반 가까이가 실무 경험이 부족한 인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난이도가 높은 조사인 만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한국은행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2014~2018년)간 국내 거주자가 해외 조세도피처로 송금한 금액이 7602억달러(약 847조8282억원)에 달했다. 해외 조세도피처에서 국내로 송금된 금액(5045억달러) 보다 2557억달러 많았다.
조세도피처는 세금이 면제되거나 현저히 경감되는 국가나 지역을 의미한다. 세제상 우대 뿐 아니라 외국환관리법·회사법 등 규제가 적고 금융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되면서 역외탈세의 빈도가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인 종류별 유출액은 대기업 3415억달러, 금융법인 3137억달러, 중소기업 540억달러, 공공법인 337억달러, 기타 94억달러, 개인 80억달러 순이었다.
해외 조세도피처에서 국내로 송금된 금액을 제외한 순유출액은 금융법인 2159억달러, 공공법인 271억 달러, 대기업 174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조세도피처를 통한 거래가 모두 역외탈세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유입액을 초과하는 순유출액의 경우 재산을 은닉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들어 해외 페이퍼컴퍼니로 실제 거주지를 숨기거나 국제거래 관련 허위자료를 생성하고, 외화반출·자금세탁에 이르기까지 재산은닉 수법이 점점 복잡화·지능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제는 해외은닉 재산을 추적해야 할 국세청 내 전문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심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의 전체 국제거래분야 전문 인력 461명 중 경력이 '2년 미만'인 직원이 208명으로 전체의 45%에 달했다.
심 의원은 "국제거래 관련 세무조사는 난이도도 높고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분야인 만큼, 인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전문 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