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Multi-Layer) 포장재 필름 구조. 자료=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이 미래 먹거리로 삼은 고부가가치 패키징(포장재) 사업의 확대를 위해 유럽에서 약 4400억원을 들여 인수합병(M&A)에 나선다. 2년 전 포장재 분야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미국에서 M&A를 단행한 것에 이어 수요층을 위한 종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계 최고 수준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이 깔렸다.
SK종합화학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프랑스 폴리머 업계 1위 업체 아르케마(Arkema)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 인수를 의결했다고 15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가 유럽 회사의 사업자산을 직접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인수 금액은 3억 3500만유로(한화 약 4392억원)다. 내년 2분기까지 관련 절차를 거쳐 인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아르케마는 프랑스에서 고기능성 소재, 산업용 특수제품, 코팅 솔루션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화학회사로 전 세계 55개국에서 136개 생산시설과 15개 기술 연구소 등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88억유로(약 11조 5372억원) 규모 회사로 올해 미국화학학회 ACS가 발간하는 전문잡지 C&EN으로부터 세계 30위 화학사로도 선정됐다.
SK종합화학은 아르케마의 프랑스 내 3개 생산시설과 에틸렌 아크릴레이트 코폴리머(EA Copolymer), 에틸렌 아크릴레이트 터폴리머(EA Terpolymer), 에틸렌 바이닐 아세테이트 코폴리머(EVA), MAH 그래프티드 폴리머(MaH-G) 등 4개 제품에 대한 영업권과 기술·인력 등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이 제품군은 대표적인 접착층 소재로 다층(멀티 레이어, Multi-Layer) 포장재에서 각기 다른 소재를 붙여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회사측은 "패키징 영역 토탈 솔루션 확보로 각 고객이 원하는 다층 포장재 솔루션을 제공하면 효과적인 마케팅과 추가 공급기회 창출이 가능해진다"면서 "최근 포장재 수요처인 식음료 회사 외에도 포장상품 구매층들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고객지향적 솔루션 제공 능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부가 포장재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원으로 설정한 SK종합화학은 지난 2017년 미국 다우로부터 접착층과 차단층 핵심소재인 에틸렌 아크릴산(EAA)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프랑스 M&A도 추진하게 됐다.
이번 인수로 유럽 내 생산·판매법인과 기술·마케팅 인력, 대형 고객사 등을 확보해 포장재 전 분야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각 제품의 저장·수송 등 관련 글로벌 물류 시스템을 통합·구축해 최적화시킴으로써 물류비 절감 등 효율성도 높인다는 복안이다.
나경수 사장은 "유럽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 인수로 회사가 추진하는 고부가 비즈니스 중심 체질개선과 다우사와 동등한 수준의 포장재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차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뿐 아니라 중국 중심의 아시아지역 패키징 시장도 선점해 세계 고부가 포장재 산업 상위권 업체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