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측 "안 전 대표 측이 먼저 정계 복귀 길 열어달라 부탁"
안철수 측 "손 대표 측, 안 대표 돌아오면 물러나겠다며 안 전 대표와의 만남을 지속적 요구"
◆…지난해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해 낙선한 후 해단식에 참석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사진=더팩트)
제 3지대 정착을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이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관계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새보수당을 창당한 유승민계의 이탈로 안 전 대표 합류 등 세(勢) 결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의 안 전 대표 정계 복귀 관련 발언에 안 전 대표 측이 사실을 왜곡했다며 즉각 반발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손 대표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전 대표 측에서 벌써 한 달 전 쯤 만나자고 했다"며 "(안 전 대표 측이 먼저 나서서) 올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 측 인사가 자신에게 "안 전 대표가 돌아올 생각이 있다. 유승민 전 대표와는 같이할 생각이 없다. 안철수는 보수 안한다. 바른미래당은 자기가 만든 국민의당의 후신이고 애정이 깊다. 손 대표께서 안철수가 올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가 말한 안 전 대표 측 인사는 김도식 전 비서실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손 대표는 "내가 안 전 대표가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겠다"고 했고, 이에 다시 안 전 대표 측 인사는 "그 얘기를 먼저 (공식적으로) 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에게 '전권을 주겠다'는 자신의 말이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손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그간 안철수계 의원들이 손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요구해왔으나 이를 수락할 뜻이 없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안철수계 의원들이 내가) 당 대표를 그만둘 것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손학규를 내쫓고 당을 장악하겠다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제 총선이 넉달도 채 안남았고, 실제로는 한두달밖에 안 남았다. 이 기간에 안 전 대표가 자기 뜻을 펴는 것이 중요하고, 지금 안 전 대표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손 대표의 인터뷰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오히려 손 대표가 안 전 대표를 만나자고 수차례 요청해왔다는 것이다.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의 구성원들은 당의 미래와 총선승리를 위해서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당대표께서 본인의 정치입지 때문에 진흙탕질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전 실장은 "우선 손 대표님 말씀의 진위나 진정성은 그동안 국민들앞에서 숱하게 약속하셨던 내용이 어떻게 번복됐는지를 보면 판단이 쉬울 것 같다"면서 "오래전부터 손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여러 측근들을 통해 안 대표가 돌아와서 당을 맡아주면 물러나겠다며 안 대표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때문에 여러 경로로 무리한 시도와 요청이 있는데 안 대표께서 현지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손 대표께 자제를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손 대표께서는 현재 당을 함께 운영하는 당권파분들께 '유승민 대표가 탈당하면 물러나겠다'고 피치못할 약속을 하신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때문에 본인의 정치생명 연장과 영향력 지속을 위한 시도가 필요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안 대표의 복귀일정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난무했지만 그 분들의 일방적 바람과 요청이었을 뿐"이라며 "안 전 대표는 변함없이 현장 연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며 복귀설을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