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관계장관회의 소집...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 파병 결정후 돌발변수 발생...진퇴양난
이란 '가혹한 보복' 다짐 vs 미국 '재공격시 52개 목표 타격" 대치
◆…청와대는 6일 국가안보회의(NSC)를 개최하고, 최근 발생한 미국과 이란의 충돌 관련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와대 전경(자료사진)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함으로써 미국과 이란간 전면적 군사충돌 가능성이 확대되는 등 중동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청와대가 '한미 동맹 강화의 대의명분'과 '중동 원유 확보의 실리추구' 사이에서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우리 경제가 어렵게 반등 기미를 보이는 시점에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극한 상태로 치달으면서 정유·석유화학은 물론 조선·해운, 항공 등 관련 업계들까지 연쇄 타격을 입고 유가 급등으로 인한 수출과 내수가 다시 하락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앞서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우리 국적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해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굳혔던 청와대로서는 미국의 급작스런 공습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전사한 것이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12월 호르무즈 파병을 내부 결정한 뒤, 올 2월초 청해부대 30진인 강강찬함과 임무를 교대하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의 작전구역을 아덴만에서 호르무즈해협으로 변경해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6일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해 '중동 사태'가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오전 "안보상황은 물론 현지 교민안전과 원유수급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라"며 NSC 개최를 지시했다.
상임위원들은 회의에서 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중동 정세의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통해 역내 정세가 조속히 안정되기를 희망했다.
아울러 역내 우리 국민과 기업의 보호, 선박의 안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동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잠정적으로 파병하기로 결론이 난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다시 논의됐다. 우리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받았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은 상태다.
상임위원들은 또 산업통상자원부장관으로부터 원유 및 가스 시장 동향에 대해 보고를 받고, 중동이 우리나라 원유·LNG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국내 석유·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키로 했다.
한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딸 등 유가족을 조문한 자리에서 "이란의 모든 국민이 선친의 복수를 할 것"을 약속했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유가족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혹한 보복'을 다짐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이 미국인이나 자산을 공격할 시 52개 이란 목표를 매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타격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조준중인 아주 중요하고 고위급이 포함된 52개 이란 목표를 매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타격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올렸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토대로 미국은 중동에 병력 3500명을 추가 파병하다고 보도했다.
한국행 원유의 70% 이상이 지나가는 호르무즈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지킨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과 이란 간 전운 반발로 새해 벽두부터 초대형 태풍급의 암초를 만난 셈이다.
이밖에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개최 이후 최근 동향을 점검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하여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미간 방위비분담 협상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